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9.21.


《동네에서 소문난 텐구의 아이 10》

 이와모토 나오 글·그림/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4.6.15.



“어느 우체국에 갈까?” 아이들한테 묻는다. “음, 글쎄?” “그럼, 자전거를 같이 탈까, 아니면 버스를 타고 읍내로 갈까?” “음, 자전거?” 아이들더러 자전거하고 버스 가운데 고르라면 늘 자전거를 고른다. 그래, 자전거가 즐겁지. 자전거를 타면 호젓하게 바람을 마시고, 드넓게 구름을 마주하며, 싱그럽게 풀내음을 먹는다. 버스를 타면 라디오 소리에 귀가 따갑고, 시끌시끌한 읍내에서 눈이 따갑다. 작은아이를 샛자전거에 태워 함께 우체국마실을 다녀오며 생각한다. 어릴 적부터 자전거로 들길이나 숲길이나 바닷가를 달리지 못한 어린이라면, 자전거를 달리는 신나는 바람놀이를 하나도 모르겠지. 몸으로 겪지 않은 터라 마음으로 맞아들이지 못하는 이야기가 수두룩하기 마련이다. 나비가 손바닥에 앉아서 쉬도록, 잠자리가 손등에 앉아서 날개를 접도록, 때로는 멧새가 코앞에서 나무열매를 마주보면서 노래하도록 하루를 보낸다면 아이들 마음에 사랑이 피어나겠지. 《동네에서 소문난 텐구의 아이 10》을 읽는다. 갓 나올 적에 찬찬히 읽다가 줄거리가 느슨해서 접었는데, 사이를 건네뛰고 열걸음을 넘기니 조금 볼만하다. 자잘한 줄거리는 덜어내고서 바로 한복판으로 뛰어들어 이야기를 지피면 좋을 텐데 싶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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