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는 다시 오이꽃이 되고 싶어 할까? 시놀이터 12
글보라(전국 초등 국어 교과 모임) 지음 / 삶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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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144


《오이는 다시 오이꽃이 되고 싶어 할까?》

 가평 어린이 글

 전국초등국어교과 가평모임 글보라 엮음

 삶말

 2020.6.10.



  어린이한테 이것은 이렇고 저것은 저렇다고 말할 까닭이 없습니다. 어린이 스스로 바라보며 스스로 느끼고 알아채기 마련입니다. 어린이한테 농약을 뿌려서 타죽은 길섶을 보여주면서 ‘농약은 어떠니?’ 하고 물어볼 일이 없습니다. 어린이하고 자동차를 같이 타면서 ‘자동차를 타니 시끄럽니, 조용하니?’ 하고 물어볼 일도 없습니다. 아이들하고 반딧불이를 바라보면서 ‘반딧불이가 멋지니, 안 멋지니?’ 하고 물어볼 일도 없어요. 《오이는 다시 오이꽃이 되고 싶어 할까?》를 읽다가 빙그레 웃기도 하지만 씁쓸히 웃기도 합니다. 경기 가평이란 고장은 시골이라면 시골이지만 서울을 닮았다면 서울을 닮았고, 또 서울 손님이 흘러넘친다면 흘러넘치는 고장입니다. 가평 어린이는 어떤 삶을 누릴까요? 가평 어른이나 서울 어른은 가평 어린이한테 어떤 삶이나 길이나 사랑이나 꿈을 보여줄까요? 어린이 스스로 쓴 글에는 어른 흉내도 있고, 어른 눈치를 보는 글도 있습니다만, 어떤 흉내나 눈치도 없이 씩씩하면서 사랑스레 저희 뜻이며 꿈이며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낸 글도 있어요. 어린이가 문득문득 드러내는 티없는 마음을 만나며 어쩐지 가슴이 찡합니다. ㅅㄴㄹ



느티나무가 / 엄∼∼∼∼∼∼∼∼청 / 컸었는데 / 어떤 아저씨들이 와서 / 느티나무를 / 대머리처럼 깎았다 // 아쉽다 (느티나무-1학년 김예빈/25쪽)


실내화를 빨았다 / 깨끗했다 / 내가 엄마보다 잘 빠는 줄 알았는데 / 엄마가 더 잘 빨았다 / 엄마가 내가 빨은 걸 / 다시 빨은 거다. (실내화 빨기-2학년 이현명/45쪽)


우리 아빠는 / 내가 김치 안 먹을 때마다 / “김치 안 먹으면 한국사람 아니야” / 라고 한다 / 나는 / 한국에서 태어났는데… (거짓말-4학년 정민정/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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