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41


《鑑賞 啄木歌集》

 石川啄木 글

 安藤靜雄 엮음

 金鈴社, 1941.3.20.



  어쩐지 끌려서 이시카와 다쿠보쿠(石川啄木) 님이 쓴 책이면 눈에 보이는 대로 장만하곤 했습니다. 아직 일본글을 못 읽던 무렵에도 차곡차곡 사들였어요. 헌책집지기는 “어, 그분 참 대단하지. 최 선생 일본말 할 줄 아시나? 이분 책도 사서 읽게?” 하고 묻습니다. “아니요, 아직 할 줄 모르지만, 앞으로 배우면 읽으려고 미리 사두려고요.” “그래, 나중에 배워서 읽으려고 하면 그때엔 책이 없지.” 1886년에 태어나 1912년에 스러진 이이가 남긴 노래 가운데 몇 자락을 추린 조그마한 《鑑賞 啄木歌集》을 만난 날, 이 책을 지나치지 못합니다. 겉에 “東海の 小島の磯の 白砂に われ泣きぬれて 蟹とたはむる”처럼 띄엄띄엄 한줄노래를 새겼습니다. 짤막한 한 줄이지만 사람마다 이 노래를 다르게 읽어내지 싶어요. 바닷가에 서다가 모래밭을 걷다가 눈물을 흘리다가 게를 바라보다가 가만히 흐르는 마음이란 어떠했을까 하고 그리면서 “동녘바다 작은섬 흰모래밭서 나는 눈물 젖어 게랑 어울리지”처럼 옮겨 봅니다. 하루는 언제나 노래입니다. 웃음도 노래이고, 눈물도 노래입니다. 고달파 쓰러진 일도 노래이며, 신나게 춤추며 구름을 타고 날아오르는 놀이도 노래입니다. 언제나 노래인 삶이기에, 사랑을 담아 글 한 줄을 옮겨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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