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24. 오래님


거친말을 하는 사람이 둘레에 있으면 예부터 어른들은 아이 귀를 막곤 했습니다. 구정말이 아이 귀를 거쳐서 스미지 않도록 보듬었어요. 거친짓이며 막짓이 판칠 적에는 어른들이 아이 눈을 가리곤 했어요. 어른이란 사람이 비록 바보짓에 바보말을 일삼지만, 부디 앞으로 자라나며 이 삶터를 가꿀 아이들은 참길에 사랑길을 다스리기를 바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걷는 길은 으레 두 갈래이지 싶어요. 하나는 구지레하다면, 다른 하나는 아름답습니다. 한쪽은 쓰레말 같다면, 다른쪽은 아름말 같겠지요. 늘 두 갈래 가운데 한켠에 서는구나 싶습니다.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아름다웁냐 아니냐’요, ‘사랑스럽느냐 아니냐’로 살필 노릇이지 싶어요. 슬기롭게 헤아려서 이 길을 간다면, 오래오래 마음을 가다듬거나 갈고닦는다면, 우리는 누구나 훌륭하게 살림꾼 노릇을 합니다. 꽃솜씨를 펼치면서 삶을 환하게 보는, 꿰뚫을 줄 아는, 그냥 잘 아는 틀을 넘어 오래님으로 빙그레 웃음짓는 어른이 되겠지요. 벼락치기로는 어른이 되지 않아요. 오래도록 다스리기에 척척님이 됩니다. 들치기로 어떻게 어른이 되나요. 두고두고 추스르며 갈무리하기에 오랜솜씨를 이뤄요. ㅅㄴㄹ


거친말·막말·구정말·구지레말·더럼말·똥말·쓰레말 ← 육두문자

익숙하다·잘하다·잘 알다·꿰다·꿰뚫다·환하다·훤하다·뛰어나다·용하다·훌륭하다·꽃솜씨·꽃재주·살림꽃·살림꾼·재주꾼·오래님·오랜내기·오랜솜씨·척척님·척척이·아름꽃·훌륭님·아름솜씨 ← 백전노장, 베테랑

날치기·들치기·벼락치기 ← 기습, 기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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