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억오천만년 그 때 아이에게 현암아동문고 27
신현득 지음 / 현암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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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133


《일억오천만년 그 때 아이에게》

 신현득 글

 송희정 그림

 현암사

 1994.7.30.



  이웃말을 모른다면 이웃이 들려주는 소리에 어떤 이야기가 흐르는가를 모를 테지요. 이웃말을 모른다면 이웃은 늘 다 다른 이야기를 다 다른 소리에 담아서 들려줄 테지만 소릿결조차 못 알아챌 테고요. 마음을 기울여서 마주하지 않는다면 ‘아’라 말하는지 ‘어’라 말하는지 모를 뿐더러, ‘하’라 했는지 ‘다’라 했는지도 모를밖에 없습니다. 참새가 들려주는 말소리는 ‘짹’ 하나일 수 없으나 마음으로 참새를 사귀지 않는다면 갖가지 노래에 이야기를 제대로 맞아들이지 못할 테고요. 신현득 님은 《일억오천만년 그 때 아이에게》라는 이름으로 오래도록 쓴 동시를 갈무리했다고 합니다. 이 동시책에도 실은 ‘참새네 말 참새네 글’은 이녁이 일군 노래를 잘 드러내지 싶습니다. 어느 모로 보면 귀엽습니다만, 곰곰이 보면 겉보기를 넘어서지 않습니다. 어린이를 예쁘장하게 보는 눈길에 갇힌 셈이랄까요. 어린이한테 들려줄 말을 비롯해 어린이가 누릴 삶터를 깊거나 넓게 아우르지 못하는 셈이랄까요. 오늘날 동시를 쓰는 젊은 글님은 이러한 울타리를 어느 만큼 넘어설는지 궁금합니다. 참새 이야기를 얼마나 알아듣나요? 어린이 마음소리를 얼마나 귀여겨듣나요? 마음빛을 얼마나 눈여겨보고, 마음길을 얼마나 돌보며 품을까요? ㅅㄴㄹ



참새네는 말이란 게 ‘짹 짹’뿐이야. / 참새네 글자는 / ‘짹’ 한 자뿐일 거야. // 참새네 아기는 / 말 배우기 쉽겠다. / ‘짹’ 소리만 할 줄 알면 되겠다. / 사투리도 하나 없고 / 참 쉽겠다. (참새네 말 참새네 글/16쪽)


들길에서 엄마가 / 찔레꽃을 따먹고, / 찔레꽃처럼 예쁜 아길 가졌대. // 좁다란 엄마 배 안에서 / 아기가 싹이 터 자라고 있대. // 엄마가 사탕을 먹으면 / 사탕을 받아 먹고, / 사과를 먹으면 / 사과를 받아 먹고, (아들일까 딸일까/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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