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주권자를 위한 투표의 지혜 - 첫 선거 설렘이 민주주의 성숙으로 철수와 영희를 위한 사회 읽기 시리즈 6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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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

푸른책시렁 155


《새내기 주권자를 위한 투표의 지혜》

 손석춘

 철수와영희

 2020.3.1.



완강한 반대론자들은 18살이면 투표하기에 아직 어리고 학교가 정치로 난장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찬찬히 짚어 보죠. 과연 나이가 많다고 정치적 판단이 성숙하는 걸까요? (5쪽)


적잖은 사회학 개념이 그렇듯이 일본이 ‘대통령’으로 옮긴 번역어가 그대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 일본에선 ‘통령’이란 말이 고대부터 통용되어 익숙한 말입니다. 사무라이 전통이 강한 일본에서 통령은 ‘무사들을 통솔하는 우두머리’를 뜻했습니다. 지금도 통령이란 말은 일본의 신사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77쪽)


분명한 사실은 박정희와 전두환, 노태우 모두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 대형금고를 설치해두고 애용했다는 점입니다. 전두환이 자신을 따르는 군부의 장성들과 장차관들은 물론,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도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크기의 돈 봉투를 선심 쓰듯 나눠 주었다는 증언들은 그 대형금고가 30여 년 지속된 군부독재 시대에 어떤 구실을 했는지 짐작케 합니다. (155쪽)


언론이 호남 독자가 아닌 영남 독자를 확보하려고 ‘신경’ 쓰는 까닭을 알고 나면 너무 단순하여 믿어지지 않을 텐데요, 영남 지역 인구가 호남 지역 인구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74쪽)


남쪽의 부익부빈익빈 체제나 북쪽의 ‘수령경제 체제’ 모두 겨레의 미래일 수 없습니다. 남쪽 사회는 자살률, 출산율, 노동시간, 사회복지를 비롯한 삶의 여러 지표에서 ‘경제 선진국’을 자부하기 어렵습니다. 북쪽은 과도한 명령경제 체제가 이어지면서 ‘대량 아사’까지 겪었습니다. (211쪽)



  열여덟 살 푸른나이에 비로소 투표권을 누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 투표권은 더 넓게 펴야지 싶습니다. 열다섯 살 푸름이도 이 나라에서 꿈을 키우며 살아가기에, 푸름이 앞길을 헤아리는 일꾼을 가리자면 푸름이가 스스로 목소리를 낼 자리가 있어야 해요. 어린이도 매한가지입니다. 어린이가 이 땅에서 어린이다우면서 즐겁고 아름답게 살아가도록 마음을 펴는 길은, 바로 어린이 눈높이에서 바라보지 않고서야 나라길로 삼지 못합니다. 열 살 어린이부터 누구나 투표권을 누릴 노릇이라고 생각해요.


  이와 맞물려 푸름이하고 어린이는 모둠살이라고 하는 길을 생각해야겠지요. 어른을 흉내내어 저지르든, 어른보다 모질게 저지르든, 어른하고 똑같이 저지르든, 학교나 마을에서 어린이·푸름이가 일으키는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놓고 달게 값을 치를 노릇이지 싶습니다. 이 대목을 함께 밝히면서 투표권에 다가서야지 싶어요.


  2020년 4월에 치르는 선거부터 열여덟 살 푸름이가 함께한다고 합니다. 새로운 길을 내다보는 푸름이한테 선거하고 투표권이란 무엇인가를 짚어 주는 《새내기 주권자를 위한 투표의 지혜》(손석춘, 철수와영희, 2020)를 읽습니다. 글쓴님은 이 책으로 여러 가지를 다루려 합니다. 열여덟 살 나이라고 해서 ‘삶을 읽는 눈’이 얕은가 하고 물어요. 어떨까요? 스물여덟 살이나 여든여덟 살이기에 ‘삶을 읽는 눈’이 깊을까요? 열일곱이나 열여섯이나 열다섯은 어떨까요?


  흔히 ‘어린이한테서 배운다’고 말합니다. 줄세우기나 돈힘이나 이름값에 하나도 매이지 않는 어린이 마음이기에 어느 일이든 더 또렷하면서 환하고 맑으면서 정갈하게 밝힌다고 하지요. 티가 없는 마음으로 참하면서 착하게 말한다고 합니다.


  모둠살이에 찌들거나 얽매여 참소리를 내지 않거나 못하는 어른이 많다면, 외려 ‘나이 많은 사람’은 투표권을 못 쓰도록 할 일은 아닐까요? 이를테면 잘못을 숱하게 일으킨 사람한테는 투표권을 없애듯이 말이지요.


  뒷돈을 주고받은 어른 모두, 헐뜯기를 일삼는 어른 모두, 누리판에서 몰래 남을 괴롭히거나 흉보는 어른 모두, 교통법규를 툭하면 어기는 어른 모두, …… 투표권을 없애고 세금을 더 내도록 나라틀을 세울 노릇이리라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2020년 4월에 치르는 선거를 놓고서 전남 고흥이란 고장에서 국회의원에 나서려는 이들이 내놓은 정책을 보니, 하나같이 삽질입니다. 이런 찻길을 더 놓고, 저런 다리를 더 놓으며, 그런 산업을 꾀하도록 끝없이 파헤치고 시멘트집을 세우는 정책이 가득합니다. 사람들이 삽질을 더 바라기에 삽질 정책만 가득 선보일까요? 삽질 정책을 펴야 이곳저곳에서 떡고물이 많이 떨어지니 이러한 모습을 자꾸 되풀이할까요?


  투표권하고 비례대표도 찬찬히 볼 노릇입니다만, 선거 후보자로 나서는 이가 ‘삽질 정책’만 쏟아내지 않도록 ‘돈을 들여서 펼 정책’하고 ‘돈을 안 들이고도 틀을 고치거나 바로잡으면서 알차게 일할 정책’을 나란히 밝혀서 지키도록 다스리기도 해야지 싶습니다. ‘돈을 들여서 펼 정책’은 ‘어느 부피를 넘지 못하도록’ 막고, 이를 어기면 후보자 등록을 취소하는 틀도 있어야지 싶고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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