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20. 맨밑


흙을 만지는 날은 흙손이 되고, 바람을 그리는 날은 바람손이 됩니다. 풀을 만지는 하루는 풀손이 되면서, 아이를 사랑으로 어루만지는 아침저녁은 사랑손이로구나 싶습니다. 봄맞이로 쑥을 뜯어 쑥지짐이를 하고 쑥국을 끓이고 쑥잎을 덖으니 쑥손이 되더군요. 손수 즐기는 살림이 되려고 땅을 가꾸고 집을 보듬습니다. 손수 누리는 이야기가 되려고 글을 쓰고 책을 읽습니다. 바로 그 책을 읽지 않아도 되어요. 말많은 글을 훑지 않아도 됩니다. 입방아에 오르는 글이며 책도 읽을거리일 테지만, 수수한 하루를 손수 그리는 이야기도 재미난 나눔거리예요. 이름값이 좋다면 이름값을 읽을 테고, 사랑누리를 바란다면 수수한 자리에서 길어올린 사랑글을 읽을 테지요. 새로 지어서 새집이고, 새가 찾아들어 새집이며, 새가 틀기에 새집입니다. 요새는 하루 내내 우리 숲집을 둘러싸고서 갖은 멧새가 찾아들어 노래가 가득합니다. 겉보기로는 헌집이나 옛집일 테지만, 흐뭇하게 ‘새집’이라고 밝힙니다. 이 나라에서 섬을 뺀 맨끝에 있는 작은 숲집에서, 맨뒤라 할 나즈막한 보금자리에서, 새노래를 듣고 새글을 씁니다. 쪼로쪼로삐쫑삐쫑 가락을 글자락에 담습니다. ㅅㄴㄹ


바로 그·말밥·말많다·입방아·말이 나오다 ← 소문, 소문의

입방아 ← 자자, 운운, 야단, 구설, 구설수, 시시비비, 설전, 언쟁, 논쟁, 논란, 성화, 문제시, 설왕설래, 갑론을박, 가타부타, 소문, 소문의, 자자, 회자, 인구에 회자되다

새집 1 ← 신축건물

새집 2 ← 새장(-欌), 조롱(鳥籠)

맨끝·맨뒤·맨밑 ← 최저, 최저치, 최하층, 최하위, 최하, 최저한의, 최소한의, 나락, 하부, 하층, 하급, 하위, 취약, 백지, 저변, 미달, 부족, 빈곤, 빈약, 빈한, 반석(盤石), 절망, 본질, 본질적, 기반, 기초, 기초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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