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2.5.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았다》

 에르빈 토마 글/김해생 옮김, 살림, 2018.7.25.



이달치 책숲 알림글월을 띄우려고 읍내에 간다. 복사를 하고, 글월자루에 주소를 적고, 하나하나 꾸려서 띄우는데 열 손가락이 다 따끔하다. 살짝 부푼 모습으로 보아하니 가볍게 얼었다. 해마다 겨울이면 손가락이 얼고 녹기를 되풀이한다. 언제부터 이랬나 하고 떠올리면 1992년 겨울부터였겠지. 요새는 어느 책집을 가든 따뜻하지만 스물 몇 해 앞서 웬만한 책집은 꽤 썰렁했다. 난로가 변변히 없는 책집이 제법 있었다. 그런 곳에서 추위를 아랑곳않고 책을 읽었고, 1995년에는 강원 양구에서 군대살이를 하며, 군대를 마친 뒤에는 신문을 자전거로 돌리며, 겨울이면 늘 언손이었다. 아이들 낳고서는 기저귀 빨래에 부엌살림을 하며 언손이었고. 올겨울 지나고부터는 언손 아닌 따뜻손으로 지내는 살림을 그리자.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았다》를 다시 읽는다. 지난해 읽을 때하고 느낌이 다르다. 한 해 동안 나무하고 조금 더 사귀었기 때문일까. 앞으로 틈틈이 되읽을 때면 한결 새롭게 마주할 만하겠지. 옮김말은 꽤 아쉬운데 숲이며 나무를 들려주는 책이라면 숲하고 나무하고 살아가는 일꾼이 옮기고 갈무리하면 좋겠다. 숲살림 번역 일꾼은 없을까? 나무사랑 통역 일꾼은 있을까? 글쎄. 앞으로는 숲말로 숲을 그리는 글벗이 있을는지 …….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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