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25.


박완서 님 글을 읽다가 처음 만났지 싶은 ‘첫밗’이에요. 1970년대 첫무렵 글에서 읽었다고 떠오르는데, 이 낱말을 1990년대 첫무렵에 처음 만나며 둘레에 여쭈니 그즈음 마흔 줄이 넘은, 이제는 일흔 줄쯤 된 분이라면 제법 알더군요. 요새는 이 말을 쓰거나 아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청량 음료’라 하면 잘 와닿지 않지만, 마시면 뭔가 환하거나 개운하거나 상큼하거나 서늘합니다. 마실거리를 놓고 처음에 이름을 달리 붙일 만했으리라 느껴요. 요즈음은 ‘크리에이터’를 한다는 분이 꽤 있던데, 이 땅 살림에 맞게 어떤 말로 그 일거리를 알릴 만할까요? 우리는 서로 어떤 말로 만나는 징검다리이려나요? 마구먹기에 아프고, 게걸스럽기에 바빠요. 삶을 느긋이 짓는다면 밥차림이 한결 가벼우면서, 때때로 굶기도 하고, 가끔 먹기도 하면서 스스로 몸이며 마음을 다스릴 만하리라 봅니다. 굳이 하루 세끼를 챙겨야 하지 않아요. 튼튼한 몸은 그림떡이 아닙니다. 누구나 이룰 만해요. 여느 자리에서 여느 삶을 돌아보는, 수수한 말인 삶말이자 쉬운말로 생각을 가누는, 이러한 길을 차근차근 간다면 모두모두 멋님이 되고 멋말을 펼 만합니다. ㅅㄴㄹ


첫밗 ← 초면, 최초, 시작, 시발점, 시초, 원멤버, 초기멤버, 개척자, 선도자, 효시, 원조(元祖), 선두

시원하다·개운하다·후련하다·상큼하다·서늘하다 ← 청량

겉·겉보기·껍데기·허울·생김새·얼굴 ← 외면

길잡이·징검다리·알림이·맞춤지기 ← 크리에이터, 조정자

마구먹다·소나기밥·게걸스럽다·퍼먹다 ← 과다복용, 과식, 폭식, 대식

삶말·살림말·여느말·흔한말·쉬운말 ← 일상용어

띄엄굶기·띄엄먹기·가끔먹기 ← 간헐적 단식

그림떡 ← 화중지병, 불가능, 접근불가, 금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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