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19.


비스듬한 길이 있습니다. 바퀴걸상을 타고 높은 곳에 가자면 비스듬한 길이 좋아요. 디디는 길은 힘들거든요. 이 비스듬한 길은 ‘비스듬길’입니다. 지난날에는 어린이가 노는 터를 따로 꾸미지 않았어요. 어디나 놀이터였습니다. 빈터도 마당도 골짜기도 바다도 냇가도 모래밭도 언제나 놀이터이지요. 논밭이며 풀숲도 놀이터가 되고요. 이제 빈터이며 숲이며 풀밭이 자취를 감추니 뭔가 뚝딱 세워서 ‘키즈파크’란 이름을 붙이는데요, 비록 옛날처럼 트이며 홀가분한 터전은 아니더라도 ‘놀이터’라 하면 되고, ‘놀이마당’이나 ‘놀이뜰’ 같은 새말을 지을 수 있어요. 즐겁게 지내는 사이란 참으로 살갑습니다. 살가운 사이란 포근합니다. 겨울에는 포근하다면 여느 철에는 따뜻하거나 따사롭거나 뜨사하겠지요. 도란도란 이야기를 펴고, 오순도순 살림을 꾸려요. 이러한 살림을 잇는 집안이라면 참으로 아름답지 싶어요. 꼭 핏줄을 이어야 하진 않겠지요. 마음이 맞으며 서로 사랑할 줄 아는 집이면 되어요. 우리 나름대로 이 집을 꾸리고 이 길을 가요. 다른 사람 꽁무니를 좇을 일은 없어요. 우리 걸음이 오늘이면서 새로운 꿈이고 빛이자 노래입니다. ㅅㄴㄹ


비스듬길 ← 경사로

바퀴걸상 ← 휠체어

디딤돌·디딤길 ← 계단

놀이마당·놀이터·놀이뜰 ← 키즈파크

도란도란·오순도순·따뜻하다·포근하다·살갑다·즐겁다 ← 가족적, 가정적

줄·핏줄·피·집·집안 ← 대(代)

꽁무니 ← 후위, 후면, 추종, 추수(追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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