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9.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겹말인 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잘 들여다보다”도 겹말입니다. 그러나 저도 예전에 틀림없이 이 겹말을 썼으리라 느껴요. ‘들여다보다’를 국립국어원 사전에서 찾아보면 “2. 가까이서 자세히 살피다”로 풀이합니다. 아마 이 뜻풀이를 찾아보는 사람부터 드물겠지요? 더 살피면 사전 뜻풀이도 겹말풀이예요. 왜냐하면 ‘살피다’도 “1. 두루두루 주의하여 자세히 보다”로 풀이하거든요. ‘들여다보다·살피다’ 앞에는 ‘자세히·잘’ 같은 말을 못 붙입니다. 어느 곳을 일구기 어렵다면 거칠거나 메마르겠지요. ‘척박’이라 하지 않아도 돼요. “물꼬 터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논일에서 으레 쓰는데 어떤 일이나 말이 갑자기 터져나오는 모습을 가리켜요. 이른바 ‘시작·시발·개시·폭발’을 담아낼 만합니다. 요새 “갑을 관계” 이야기를 쉽게 듣습니다. 이는 ‘힘판·힘자리’를 말하는 셈이겠지요. 진저리나 진절머리가 날 적에, 도리질을 하거나 손사래질을 할 적에 “학을 떼다”라 말하는 분이 있는데 ‘학’은 ‘학질’을 가리킨다지요. 꾸밈없이 말하면 돼요. ‘싫다’나 ‘소름’ 돋는다고 해도 되어요. ㅅㄴㄹ


들여다보다·살피다 ← 자세히 관찰, 자세히 들여다보다, 잘 들여다보다

거칠다·사납다·메마르다·모질다·팍팍하다 ← 척박

힘판·힘자리 ← 갑을, 갑을 관계

물꼬 터지다 ← 시작, 시발, 개시, 폭발

진저리·진절머리·싫다·소름돋다·시달리다·들볶이다·괴롭다 ← 학을 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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