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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솜나물 8 - 아빠와 아들, 완결
타가와 미 지음, 김영신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560
《풀솜나물 8》
타카와 미
김영신 옮김
서울문화사
2019.9.30.
“훨씬 전부터 알았어요. 또 한 명의 모르는 누군가가, 늘 멀리서 절 지켜봐준다는 것을요. (장님인) 제게는 똑똑히 보였어요.” (60∼61쪽)
“나, 외롭거나 슬플 때는 시로의 편지를 읽으니까. 이제 외톨이가 아니니까, 어딜 가도 잘할 수 있어. 그러니까 시로도 걱정하지 마. 시로가 시로의 아빠랑 따로 살아도, 시로의 아빠는 시로의 아빠잖아?” (118∼119쪽)
“시로가 전에 카로한테 배웠다고 하던데, 풀솜나물은 아빠랑 쭉 사이좋게 있을 수 있게 하는 약초니까 아빠한테 주고 싶다길래, 이왕이면 비밀로 하자고 했지.” (147쪽)
“늦어서 미안해.” “아니야. 당연히 꼭 와줄 거라고 생각했는걸. 괜찮아.” (187쪽)
《풀솜나물 8》(타카와 미/김영신 옮김, 서울문화사, 2019)을 읽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약장수 집안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를 짓는구나. 아들도 아버지도 서로 홀가분한 길을 가네. 그러나 아들이 학교에 들어가는 모습은 살짝 아쉽다. 아이는 학교에 들기 앞서까지 그렇게도 마음껏 생각하고 꿈꾸고 사랑하며 눈부신 모습이었는데, 학교라는 틀에 맞추어 움직이는 길을 가면서 이 빛이 좀 수그러들지 싶다. 이 얘기를 몇 대목 안 그렸는데도 물씬 느낀다. 옛날 일본에서 약장수는 나그네처럼 골골샅샅 돌면서 약을 가져다주는 일을 했단다. 아이는 어버이하고 온 들이며 숲이며 내이며 돌아다니면서 사람뿐 아니라 숲을 마주했고, 그 들숲내에서 갖가지 푸나무랑 들짐승이랑 바람이랑 볕살을 누리면서 새로운 숨결을 배웠다. 이 모두를 학교는 얼마나 알려주거나 가르칠 만할까? 글씨하고 책으로 아이가 아이답도록 키우는 슬기를 얼마나 짚을 만할까? 그러나 학교에 들든 안 들든, 아이 스스로 마음에 꿈이라는 사랑을 곱게 건사한다면, 학교를 드나들더라도 반짝반짝 홀가분한 걸음걸이가 되겠지. ㅅㄴ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