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5.


제가 대학입시를 치를 즈음인 1990년대 첫무렵에 ‘사지선다’가 ‘오지선다’로 바뀌었는데요, 더 예전에는 ‘삼지선다’가 흔했다고 해요. 대학입시를 치르는 학교에 들어가고 나서야 듣거나 쓰는 말씨일 텐데, 중·고등학교에 다니며 이런 말이 얄궂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습니다. 마치 ‘일석이조’를 ‘일석삼조·일석사조’처럼 한자만 슬 바꾸어 쓰는 셈일 텐데요, 어린이가 쉽게 알아듣도록 이름을 붙이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이를테면 ‘세갈래·네갈래·다섯갈래’나 ‘세보기·네보기·다섯보기’라 할 수 있습니다. 보기가 셋이나 넷이나 다섯이 있고, 이 가운데 고른다는 뜻으로 ‘다섯보기’라 하는 셈입니다. 하나 더 얻어 좋다면 ‘덤’이요, 덤이 둘이라면 ‘두덤’이고 ‘석덤·넉덤·닷덤’처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어느 나이에 이르기까지 안 된다고 해서 ‘연령제한’ 같은 말을 둘레에서 쓰는데 “아직 아님”이나 “아직 못함”이나 “안 되는 나이”처럼 쉽게 쓸 수 있어요. 또는 ‘나이울타리·나이담’이란 말을 지어도 되겠지요. 날씬해진다고 할 적에 ‘슬림’이란 영어를 쓰는 분이 있는데 ‘날씬하다·호리호리하다’를 쓰면 되겠지요. ㅅㄴㄹ


세보기·네보기·다섯보기 ← 삼지선다·사지선다·오지선다

두덤·석덤·넉덤·닷덤 ← 일석이조·일석삼조·일석사조·일석오조

나이울타리(나이담·아직 아님·아직 못함·안 되는 나이) ← 연령제한

날씬하다(호리호리하다) ← 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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