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2.23.
《어린이와 함께 여는 국어교육》 63호(2019년 겨울호)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삶말, 2019.12.15.
새벽 네 시 사십 분쯤 일어난다. 눈을 뜨기 앞서 하루를 마음에 그리고, 아침 일곱 시에 마을 앞에서 시골버스를 타고 읍내를 거쳐 순천을 찍고 포항으로 가는 길을 헤아린다. 짐을 다 꾸리고 나설 즈음 큰아이가 일어나서 “아버지, 이제 가요?” 하고 묻는다. “응, 잘 다녀올게. 벼리도 하루 즐겁게 그리셔요.” 읍내로 나갈 적에는 고요히 눈을 감고 우리 보금자리하고 책숲이 아늑하기를 꿈꾸고, 고흥읍에서 순천 가는 시외버스에서는 《어린이와 함께 여는 국어교육》 63호(2019년 겨울호)를 다 읽는다. 읽다가 연필로 한켠에 적바림을 하려다가 아차 싶더라. 오늘 챙긴 한 자락은 포항에 닿으면 드릴 선물인데 연필 자국 내면 안 될 노릇이지. 지우개로 삭삭 지운다. 나라 곳곳에서 어린이 배움터가 꽃길이 되기를 바라는 여러 목소리를 자분자분 듣는다. 아직 고흥에서는 이렇게 꽃목소리를 내는 분을 좀처럼 못 만나지만 머잖아 활짝 웃으며 나오리라. 곁자락 순천이나 보성이나 장흥이나 강진이나 곡성이나 구례에서도. 더 많이 가르쳐야 할 어린이 배움터가 아닌, 더 느긋이 틈을 내고 품을 들이면서 어린이 스스로 새롭게 기지개를 켜고 뛰놀고 익힐 터전으로 가꾸어 주시면 좋겠다. 어린이도 어른도 사랑을 나누며 배울 적에 즐겁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