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2.19.
《분홍 몬스터》
올가 데 디오스 글·그림/김정하 옮김, 노란상상, 2015.5.4.
“벼리야, 보라야, 이 그림책 읽었니?” “응, 읽었어.” “그랬구나. 재미있지 않니?” “응.” 재미있구나 싶은 그림책이라면 아이가 먼저 알아보고서 어느새 읽는다. 재미없구나 싶은 그림책이라면 슬쩍 들추다가 덮고는 안 쳐다본다. 《분홍 몬스터》는 전북 전주에 있는 마을책집 ‘잘 익은 언어들’에서 데려왔다. 그곳 책집지기는 이 그림책에 흐르는 아름다운 마음빛을 이웃하고 나누며 즐거우셨겠지. 우리 집으로 온 이 그림책은 우리 아이들을 비롯해서 우리 책숲을 찾을 분들한테 나긋나긋 생각빛을 이어주겠지. 그런데 몬스터란 뭘까? 이 영어를 으레 ‘괴물’로 옮기지만, 몬스터나 괴물은 누구일까? 사람하고 다르게 생겼다면, 좀 우락부락 생겼다면, 좀 낯설게 생겼다면 몬스터나 괴물일까? 가만히 보면 이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는 “배롱꽃 도깨비”라기보다 “배롱이”이지 싶다. 그저 배롱빛인 즐겁고 이쁜 아이라고 느낀다. 너는 배롱이, 나는 노랑이. 너는 빨강이, 나는 파랑이. 너는 까망이, 나는 하양이. 너는 하늘이, 나는 꽃님이. 우리는 서로서로 다르기에 반갑다. 우리는 모두 다르기에 새삼스레 만나서 새롭게 이야기꽃을 지핀다. 다르니까 금을 긋고서 싸우거나 내쫓는 길이 아니라, 다르니까 손을 잡고 둥글게 춤춘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