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발견 : 시베리아의 숲에서
실뱅 테송 지음, 임호경 옮김 / 까치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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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책으로 삶읽기 515


《희망의 발견, 시베리아의 숲에서》

 실뱅 테송

 임호경 옮김

 까치

 2012.12.10.



가장 가까운 마을은 100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이웃도 없고, 접근도로도 없으며, 때로는 방문하는 사람조차 없는 곳이다. 밤에는 기온이 영하 30도로 떨어지고, 여름에는 호숫가의 둔치에 곰들이 돌아다닌다. 한마디로 내게는 낙원이다. (11쪽)


자유로운 인간은 시간을 소유한다. 공간을 지배하는 인간은 단순히 강할 뿐이다. (75쪽)


도시에서 인간 무리는 법이 질서를 부과하여 혼란을 막고, 그들의 욕구를 규제해 주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99쪽)


러시아인들은 설사 일이 잘못되더라도 숲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음을 안다. (191쪽)


자연도감을 보고 알게 된 동물이나 식물의 이름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은, 연예잡지들 덕분에 거리에서 마주친 스타들을 알아볼 수 있는 것만큼이나 굉장한 일이다. (225쪽)



《희망의 발견, 시베리아의 숲에서》(실뱅 테송/임호경 옮김, 까치, 2012)를 처음에는 설레는 마음으로 골랐다. 러시아 시베리아 깊은 숲에 홀로 깃들어 보낸 여섯 달을 적바림했다고 해서, 여섯 달이란 나날을 얼마나 눈부시게 그려냈으려나 하고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펼치니 아니었다. 시베리아 여섯 달 이야기가 아닌, ‘여행작가로 살며 못 읽은 책’을 잔뜩 챙겨서 숲오두막에 들어갔고, ‘책보다 더 잔뜩 꾸린 술병’이 있으니, 시베리아 숲오두막에서 여섯 달 동안 날마다 술을 잔뜩 마시면서 책읽기로 보낸 셈이더라. 숲을 느끼고 얼음을 느끼고 풀을 느끼고 바람을 느끼는 이야기는 얼마 없고, 왜 이렇게 술 마시고 책 읽고 하는 이야기만 줄줄이 적었을까. 숲오두막에 들어갈 적에 책은 꼭 한 자락만, 술은 한 병도 없이, 굳이 가져간다면 아직 아무것도 적지 않은 공책만 한 꾸러미를 챙기면 얼마나 다르고 새로운 이야기를 길어올릴 수 있었을까. 게다가 여섯 달치 먹을거리까지 바리바리 싸서 들어갔으니, 어떤 “희망의 발견”을 했다는 셈인지 도무지 모르겠더라. 그래도 다섯 군데에는 밑줄을 그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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