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을 둘러싼 희망 B side 1
문희언 지음 / 여름의숲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책읽기

인문책시렁 91


《서점을 둘러싼 희망》

 문희언

 여름의숲

 2017.4.10.



독자와 책 사이를 연걸해 주는 것은 서점입니다 … 오프라인 서점보다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는 독자가 많습니다. 그곳에서는 책과 독자의 우연한 만남은 없습니다. 그러나 오프라인 서점에는 존재를 전혀 몰랐던 새로운 책 한 권과 만날 기회가 있습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새로운 책, 잘 모르는 분야,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했던 작가 등을 만날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7, 8쪽)


“자본으로 움직이는 대형서점보다는 각자의 방식을 가진 서점 100개가 생기는 게 중요합니다.” (36쪽/사적인서점 정지혜)


“책을 안 읽는 사람에게 책을 읽게 하는 건 어려운 일인데, 계속 책에 관한 실패 사례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63쪽/탐구생활 모소영)


“메이저급 출판사의 과도한 마케팅은 책 자체를 저급한 물건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95쪽/진주문고 여태훈)



  이제 우리 스스로 거듭납니다. 더는 낡은 모습이고 싶지 않기에 해묵은 옷을 벗으려 합니다. 예전에는 우리 작은 손길로 바꿀 수 없거나 새로 지을 수 없는 듯 여겼습니다. 그렇지만 촛불 한 자루로 괘씸한 우두머리를 끌어내릴 힘이 우리한테 있는 줄 깨달았고, 이 촛불힘을 마치 저희 것이라도 되는 듯 가로채어 또다른 주먹힘으로 바보짓을 일삼는 이가 있다면, 그들 괘씸한 다른 우두머리도 얼마든지 끌어내릴 힘이 우리한테 있는 줄 알아차립니다.


  바로 이 자그마한 힘을 마을살림이란 자리에 기울이니 자그맣지만 알차고 싱그러운 마을책집이 태어납니다. 지난날 우리는 커다란 자리에 갖은 책을 잔뜩 놓을 뿐 아니라, 아니 이보다는 참고서랑 문제집이랑 교과서가 한복판을 차지하고서, 잘 팔리는 몇 가지 책을 곁다리로 놓는 곳이 ‘책집’이라고 여겼어요.


  오늘 우리는 새 마을책집을 엽니다. 큰책집 아닌 마을책집입니다. 더 많은 사람하고 더 많은 책을 끌어들이는 곳이 아닌, 더 마을로 파고들며, 더 내 삶자리를 헤아리고 더 이웃을 사랑하려는 곳이 되도록 마을책집을 가꿉니다.


  《서점을 둘러싼 희망》(문희언, 여름의숲, 2017)은 세 군데 책집 이야기를 바탕으로 책이 마을에서 어떻게 꿈이라고 하는 씨앗 노릇을 하는가를 들려주려고 합니다. 저마다 다른 세 군데 책집 이야기인데, 여기에 헌책집 이야기를 하나 넣으면 훨씬 좋았겠다고 여깁니다. 어딘가 아쉬운 얼개이거든요. 책이 돌고돌아 우리 손에 오고, 우리 손에 있던 책이 새로운 이웃 손으로 가는, 태어나고 죽지만 다시 빛을 보는 숱한 책이 숲이며 마을이며 보금자리에서 어떻게 빛나는가 하는 대목이란, 바로 헌책집 일꾼이 슬기롭게 밝혀 줄 만합니다.


  그러나 이 조그마한 책으로도 좋습니다. 굳이 크게 엮지 않아도 좋습니다. 한걸음씩 가면 되지요. 이 한걸음이 씨앗처럼 드리웠으니, 나라 곳곳에서 상냥하게 태어나서 자라는 책집마다 들꽃 씨앗 같은 이야기가 훨훨 춤추면서 눈부시겠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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