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6.5.
《징역 339년 1》
이세 토모카 글·그림/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16.12.25.
삶은 틀림없이 돌고돌지 싶다. 우리 스스로 얼마나 어떻게 돌고도는가를 제대로 못 느낄 뿐이지 싶다. 예전에 어떤 삶을 누렸는가를 떠올리기도 하지만, 낱낱이 못 떠올리기도 한다. 한두 삶을 얼핏 떠올리기도 하지만 열이나 스물, 온이나 즈믄쯤 되는 옛삶은 거의 못 떠올리곤 한다. 그런데 이런 옛삶을 돈으로 사고팔아서 끼워맞춘다든지, 눈속임이나 거짓으로 그려낸다면? 없는 잘못을 덤터기로 씌우면서 굴레에 가둔다면? 《징역 339년》은 어느 날 문득 ‘339년’이란 나날을 오롯이 사슬터에서 보내야 하는 사람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는다. 이이가 사슬터에서 죽은 뒤에 ‘다른 몸을 입고 새로 태어나’면 그 아기를 찾아서 다시 사슬터에 가둔단다. 그러니까 죽음을 죽음으로 돌리고, 돈·이름·힘은 돈·이름·힘대로 돌리는 얼거리이다. 가만 보면 그렇잖은가. 돈·이름·힘이 없이 밑바닥에서 땀흘려 열매를 일구는 사람이 제대로 보람을 누리도록 놓아주지 않는 나라나 터전이지 않나? 시골에서 조용히 지내고 싶은 사람한테조차 시골마을을 온통 까뒤집는 막삽질을 밀어붙일 뿐 아니라, 갖가지 쓰레기터를 시골마을로 밀어넣는 나라살림이다. 생각하자. ‘안전’하다는 핵발전소를 ‘사람 매우 적은’ 외진 시골에 짓는 뜻은 뭘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