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정의 定義
정의를 내리다 → 뜻을 밝히다 / 풀이를 하다 / 뜻을 매기다
이렇게 정의되어 있다 → 이렇게 풀이한다 / 이렇게 얘기한다
다음처럼 정의될 수 있다 → 다음처럼 풀이할 수 있다 / 다음처럼 말할 수 있다
그와 같이 정의하기도 하지만 → 그와 같이 풀이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정의해 보면 → 이렇게 얘기해 보면 / 이렇게 뜻매김하면
‘정의(定義)’는 “1. 어떤 말이나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함. 또는 그 뜻 ≒ 계설·뜻매김 2. [논리] 개념이 속하는 가장 가까운 유(類)를 들어 그것이 체계 가운데 차지하는 위치를 밝히고 다시 종차(種差)를 들어 그 개념과 등위(等位)의 개념에서 구별하는 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런데 “밝혀 규정함”이란 풀이는 겹말이에요. 한자말 ‘규정(規定)’이 ‘밝히다’를 뜻하거든요. 이러구러 ‘정의’는 ‘뜻매김·풀이’로 풀어낼 만하고, ‘밝히다’나 ‘말하다·얘기하다’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정의’를 열두 가지 더 싣는데, 모두 털어낼 만합니다. ㅅㄴㄹ
정의(正依) : [불교] 한 종파의 경전 가운데 특히 주가 되는 경전
정의(正意) : 바른 뜻. 또는 올바른 생각
정의(廷議) : 예전에, 조정에서 하던 의논
정의(定議) : 죄를 의논하여 정함
정의(征衣) : 1. = 여장(旅裝) 2. 출정(出征)하는 군인의 복장
정의(政議) : 정사(政事)에 대하여 의논함. 또는 그런 의논
정의(庭儀) : [불교] 대법회를 할 때에 승려들이 앞마당을 걸어서 본당으로 들어가는 의식
정의(情意) : 1. 따뜻한 마음과 참된 의사를 통틀어 이르는 말 2. [북한어] 애정의 마음
정의(情義) : 따뜻한 마음과 의리
정의(情誼) : 서로 사귀어 친하여진 정 ≒ 의(誼)
정의(淨衣) : [불교] 1. 보시로 받은 옷 2. 밀교에서, 수법(修法)을 할 때에 입는 법복(法服) 3. 절에 가거나 장사를 지낼 때에 입는 깨끗한 옷
정의(精義) : 자세한 의의(意義). 또는 정확한 의의
제 정의로는 ‘스스로 자기를 책임질 수 있을 것’이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 저는 적어도 ‘스스로 삶을 돌볼 수 있’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 저로서는 적어도 ‘스스로 건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3월의 라이온 10》(우미노 치카/서현아 옮김, 시리얼, 2015) 161쪽
인간의 배움에는 수준이 있다며 위계적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 사람은 저마다 달리 배운다며 차근차근 풀이합니다
→ 사람은 삶자리마다 달리 배운다며 찬찬히 풀어냅니다
→ 사람마다 다르게 배운다며 차곡차곡 밝힙니다
《어웨이크너》(이성엽, 그린라이트, 2015) 5쪽
환상은 선과 악의 정의를 내리거나 명확한 참과 거짓을 구분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 꿈은 좋고 나쁨을 가르거나 참거짓을 뚜렷이 나누려는 틀이 아니다
→ 꿈은 착하고 나쁘다고 나누거나 참거짓을 똑똑히 가르지 않는다
《거짓말하는 어른》(김지은, 문학동네, 2016) 199쪽
그것을 어떻게 정의하건 간에 일반적으로 사랑이란
→ 이를 어떻게 풀이하건 흔히 사랑이란
→ 어떻게 이야기하건 흔히들 사랑이란
→ 어떻게 말하건 흔히들 사랑이란
《엄마는 페미니스트》(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황가한 옮김, 민음사, 2017) 93쪽
저는 그것을 놀이라고 정의합니다
→ 저는 이를 놀이라고 얘기합니다
→ 저는 놀이가 이렇다고 밝힙니다
→ 저는 놀이가 이렇다고 말합니다
《위험이 아이를 키운다》(편해문, 소나무, 2019) 5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