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4.26.


《영화의 얼굴》

 양해남, 사계절, 2019.2.25.



국민학교를 다니던 1980년대부터 버스표를 모은다. 고등학교에서는 학교에서 치른 시험종이를 모두 모았고, 보충수업비 영수증까지 모았다. 무엇이든 이야기나 발자취가 되리라 여겼다. 남들이 살아온 자취보다는 내가 걸어간 자취를 돌아보자고 여겼다. “수집가 양해남의 한국 영화 포스터 컬렉션”이란 이름이 붙은 《영화의 얼굴》을 찬찬히 넘긴다. 씩씩한 손길은 꿋꿋하게 나아갔다. 영화를 본 사람이나 영화 관계자가 마음을 쓰지 않았어도 영화님 한 분이 애틋하게 한 자락씩 그러모은 영화 포스터는 이렇게 멋진 꾸러미로 태어난다. 어쩌면 나도 영화 포스터를 모을 수 있었겠지. 그러나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딱히 모으지 않았고, 영화표는 딱 하나 모았다. 아무래도 작은 집에서 살며 덩치 큰 포스터를 얻거나 챙길 엄두를 못 낼 만하다. 이 책에서 글쓴이가 밝히기도 하지만, 우리는 어느 곳에서나 이야기를 제대로 갈무리하지 못하기 일쑤이다. 영화 포스터뿐인가. 무엇을 살피거나 건사하는 나라일까. 어떤 문화나 예술이 피어나는 터전일까. 그나마 ‘어른영화’ 포스터는 알뜰한 손길이 거두었다지만 ‘어린이영화’라든지 ‘어린이만화’를 놓고는 아주 휑하다고 하리라. ‘추억’ 아닌 ‘살림살이’가 바스러진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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