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진달래 - 제13회 전태일문학상 특별상 수상작
노회찬 지음 / 사회평론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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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73


《힘내라 진달래》

 노회찬

 사회평론

 2004.10.25.



하루하루 일어난 일을 간결하고 담담하게 기록하기로 했다. 우리가 가는 길이 바로 역사이고 이를 기록하는 것은 나의 임무라 생각했다. (7쪽)


미군 병사 한 명을 한국에 주둔시키기 위해 우리 국민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연간 1억 3천여 만원이다. 우리는 지금 연봉 1억 3천만 원짜리 미국인 용병을 쓰고 있는 것이다. (61쪽)


브라질의 선거 연령은 16세이다. 16세와 17세는 자신이 원한다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다. 18세부터 70세까진 의무적으로 투표해야 한다. 70세 넘는 노인은 투표하지 않아도 벌금이 없다. (117쪽)


새벽 1시, 토론을 끝내고 나오는데 유시민 의원이 섭섭하다는 얘길 한다. 자신은 민주노동당을 치켜세우기까지 했는데 왜 공격하냐는 얘기다. (182쪽)



  한참 꿈나라를 누비는데 우르르르 소리가 들립니다. 쏴아아아 소리도 듣습니다. 꿈에서 흐르는 소리인지 바깥에서 나는 소리인지 헷갈리다가 우릉릉 꽝 하고 벼락이 치는 소리를 듣고는, 아하 바깥에서 나는 소리이네 하고 깨닫습니다. 이러고 조금 더 눕다가 쏴아쏴아 비가 퍼붓는 소리를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디딤돌에 놓은 신이 젖지 않도록 옮기고 깔개를 덮습니다.


  오늘 밤에는 바람이 없이 비가 시원스레 쏟아집니다. 이 시원한 비를 맞을 사월 들판은 얼마나 싱그러이 더 기운을 낼까 하고 헤아립니다. 어제 하루는 사흘을 말린 쑥을 덖어서 물을 끓여 우려내어 마셨어요. 든든하더군요. 쑥물 여러 모금으로 한끼가 된다고 느꼈습니다.


  《힘내라 진달래》(노회찬, 사회평론, 2004)를 새삼스레 읽었습니다. 나온 지 열다섯 해 만에 읽었는데, 그때에 이런 마음이요 걸음걸이였네 싶고, 오늘은 얼마나 달라지거나 거듭난 마음이거나 걸음걸이가 되려나 하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길을 가려는 정치일꾼은 얼마나 슬기롭거나 반듯할까요.


  이제 이 땅을 떠난 노회찬 님이 남긴 글을 죽 읽는데 뜻밖에 ‘전쟁말’이 곳곳에서 튀어나옵니다. 정치판이 싸움판일 수 있겠습니다만, 군대에서 서로 죽이고 죽는 자리에서 쓰는 말씨를 너무 쉽게 막 쓰는구나 싶더군요. 게다가 “아이를 생산한다”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써요.


  말 한 마디를 고르는 눈길이 퍽 무디다고 할까요. 진보를 외치는 분들이 쓰는 말이 좀 무섭거나 차갑달까요. 굳이 낮은자리로 올 까닭은 없습니다만, 애써 ‘전쟁말’로 진보를 외칠 까닭도 없지 싶습니다. 나긋나긋 상냥하면서 수수한 말씨로 이 땅을 어루만질 수 있는 새로운 바람을 꿈꿉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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