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3.19.

《네 칸 명작 동화집》
 로익 곰 글·그림/나선희 옮김, 책빛, 2018.1.30.


고흥으로 돌아왔는데 누리그물이 끊겼다. 전화국에서 일꾼이 찾아와서 살펴보더니,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누리그물줄을 태양광발전 업자 쪽에서 몰래 끌어갔단다. 그렇게 할 수 있는가? 그래도 되는가? 시골이나 멧골에 햇볕판을 붙여서 전기를 모은다는 시설은 모두 무선인터넷으로 다룬다. 이런 시설이 시골에 들어서기 앞서 시골에서는 누리그물을 쓰기가 어렵기도 하고, 전화줄도 안 들어오기 일쑤였으나, 시골 구석구석을 마구 파헤치면서 누리그물이 쉽게 들어온다. 이 일을 문명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을 테지만, 태양광발전 시설이 기스락 산밭을 파헤쳐 들어온 뒤, 이웃마을 소우리에서는 송아지가 태어나지 않아 피해배상을 했단다. 문명을 들이는 값이란 무엇일까? 《네 칸 명작 동화집》을 읽었다. 서양에서 내려오는 옛이야기를 네 칸 그림으로 갈무리해서 엮었다. 가만가만 읽으며 ‘명작 동화’ 아닌 ‘서양 옛이야기’라 해야 옳을 텐데 싶더라. 무엇보다 네 칸 갈무리는 뜻있게 잘했구나 싶으면서, 줄거리를 밋밋하게 갈무리한 터라 매우 심심하다. 옛이야기마다 어떤 속마음을 들려주려는 살림노래인가 하는 대목은 거의 못 짚다시피 한다. 줄거리만 짧게 갈무리하는 보람은 뭘까? 이야기 아닌 줄거리만 훑으면 절뚝질이 되겠구나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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