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2.10.


《소말리와 숲의 신 1》

 구레이시 야코 글·그림/서은정 옮김, 대원씨아이, 2019.1.31.



재미난 모습을 보고서 재미나다고 여기면 이대로도 좋겠지. 고운 모습을 보면서 곱다고 여기면 이대로도 좋을 테고. 그렇다면 무엇이 재미나거나 고울까. 무엇은 안 재미나거나 안 고울까. 만화책 《소말리와 숲의 신》 첫걸음은 아이들도 볼 만하겠구나 싶어서 건넨다. 아이들은 이 만화책에 나오는 그림이나 몇 대목이 재미난지 자꾸 따라서 말하며 까르르 웃는다. 아마 이 만화책에 나오는 그림을 저희 공책에도 슥슥 베껴서 그리겠지. 베껴서 그리다가 어느새 새로운 그림을 빚을 테고. 재미나구나 싶어서 따라하고 따라읽고 따라그리다가 스스로 새롭게 알아차리는 길도 나올 테고. 스스로 하기에 좋다. 스스로 하면서 즐겁다. 누가 시켜서 배우기보다는 스스로 무엇을 배우려 하는가를 찾아나설 적에 아름답다. 만화책에 나오는 숲지기는 딱 즈믄 해를 살고서 숲을 되살리는 주검이 되어 흙으로 돌아간단다. 숲지기는 햇볕하고 바람하고 빗물만 있으면 넉넉해서 따로 밥을 안 먹는다고 한다. 어쩌면 그렇다. 우리가 밥을 먹기에 숲지기가 못 될 수 있다고. 우리가 햇볕하고 바람하고 빗물을 먹으면서 아름답게 산다면, 참말로 아름다운 숲님이 될 테니, 이 별에 싸움도 다툼도 미움도 시샘도 아주 가볍게 사라지리라고.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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