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1.13.
《책의 소리를 들어라》
다카세 쓰요시 글/백원근 옮김, 책의학교, 2017.6.15.
책다발을 싸다가 쉬다가 글을 몇 줄 쓰다가, 바닥에 등을 펴고 누워서 허리를 펴다가, 다시 책다발을 싸다가 쉬다가 글을 몇 줄 쓰다가, 바닥에 등을 펴고 누워서 허리를 펴다가 …… 이렇게 되풀이하는 일요일 아침나절. 그제 기차에서 읽은 《책의 소리를 들어라》를 떠올린다. 책집하고 책숲집뿐 아니라 병원이며 은행이며 머리집이며 여러 곳에 알맞게 책칸을 꾸민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책의 소리”라기보다는 “책소리”이고, “책노래”이리라 느낀다. 참말로 그렇다. 책은 소리를 낸다. 책은 노래를 한다. 우리가 손에 책을 쥐어서 읽는다고 할 적에는, 책이 들려주는 새로운 소리로 몸을 다스리고, 책이 베푸는 새로운 노래로 마음을 적신다. 손에 쥐기에 몸이 새로 깨어난다. 눈으로 읽기에 마음이 새로 열린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눈을 거쳐 머리로만 줄거리를 훑지 않는다. 눈이라는 빛으로 마음에 이야기를 새기는 책읽기가 된다. 손이라는 살갗으로 이야기꾸러미를 만지기에 몸으로 느끼는 책읽기가 된다. 한겨울에 책다발을 싸면 한겨울이어도 땀이 흐른다. 웃도리를 벗고서 책다발을 싼다. 등이며 가슴이며 김이 모락모락 핀다. 책이란, 몸으로 읽고 몸으로 쓰고 몸으로 나누고 몸으로 짓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