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26.
《드래곤볼 슈퍼 7》
토요타로 그림·토리야마 아키라 글/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18.12.25.
누가 힘이 셀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보여주거나 알려주었기 때문이겠지. 누가 힘이 여리다면 아직 힘을 어떻게 키우거나 돌보아야 하는가를 모르기 때문이겠지. 누가 힘을 슬기롭게 다스린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밝히거나 가르쳤기 때문이겠지. 누가 힘을 바보스레 휘두른다면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못 배우거나 못 물려받은 탓이겠지. 《드래곤볼 슈퍼》 일곱걸음을 읽다가 문득 생각한다. 여러 우주를 다스리는 님, 이 여러 우주를 다스리는 님 곁에서 돕는 님, 이들을 아우르는 온님, 온님 곁에서 심부름을 하는 님, 이렇게 여러 님이 나오는데, 온님을 낳은 어머니라든지 ‘온님 곁에서 심부름을 하는 님하고 짝꿍’도 있지 않겠는가 하고. 싸움질을 즐기는 가시내도 더러 나오지만, 이 만화책에 나오는 싸움꾼은 거의 사내이다. 이는 만화책에서뿐 아니라 여느 삶자리에서도 매한가지이다. 가시내는 구태여 싸움판에 안 나선다. 싸울 까닭이나 뜻이 없으니까. 삶을 사랑하고 아끼는 길에 힘을 쏟기에 기쁠 뿐 아니라, 아이랑 곁님이랑 동무랑 이웃한테 슬기로운 사랑을 나눌 적에 아름다운 줄 온마음으로 아니까. 사내는 싸움박질을 하면서 자랄까? 어쩌면 자라겠지. 어쩌면 자라지는 못하는 채 싸움질만 벌일 수 있고.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