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25.
《툭, 건드려주었다》
이상인 글, 천년의시작, 2016.5.25.
이웃님 모두한테 동시를 써서 부칠 수 있을까? 한꺼번에 부치려 한다면 틀림없이 못 쓰고 못 부친다. 그러나 하루에 한 사람씩 그린다면 동시가 흘러나올 수 있고, 하루에 한 자락씩 글월을 띄우면 달포쯤 걸려서 책숲집 이웃님한테 동시글월을 띄울 만하지 싶다. 지난 금요일에 두 자락, 월요일에 두 자락, 수요일에 두 자락을 띄운다. 수요일에 우체국에 다녀오고 나서는 저녁에 큰아이하고 동시랑 그림을 곁들인 글월을 새로 써서 이튿날 또 우체국에 마실해서 부칠 수 있겠지.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동시를 쓰고서 《툭, 건드려주었다》를 마저 읽고 잠자리에 누우려 한다. 톡, 툭, 턱, 탁, 건드리는 손길은 모두 다르다. 가만, 슬쩍, 살몃, 넌짓, 건드리는 손길도 다 다르다. 우리는 어떤 손길이든 될 수 있고, 어떤 눈길이든 될 만하다. 스스로 바라는 손길대로 나아갈 테고, 스스로 꿈꾸는 눈길대로 나아가겠지. 마음을 나누려고 하면서 시 한 자락을 쓴다면, 서로 반갑게 노래가 흐르리라 본다. 모름지기 문학이란 언제나 이웃을 그리는 즐거운 이야기가 깃든 글꽃이지 싶다. 강의나 학교로는 가르칠 수 없는 글꽃이요, 서로 어깨동무하는 포근한 살림으로 늘 새롭게 짓는 글꽃이지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