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1933 : 고요하고 조용하다
고요하고 조용하며
→ 고요하며
→ 조용하며
→ 가만가만
고요하다 : 1. 조용하고 잠잠하다 2. 움직임이나 흔들림이 없이 잔잔하다
조용하다 : 1.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고요하다 2. 말이나 행동, 성격 따위가 수선스럽지 않고 매우 얌전하다
잠잠하다(潛潛-) : 1. 분위기나 활동 따위가 소란하지 않고 조용하다 ≒ 잠연하다 2. 말없이 가만히 있다
잔잔하다 : 1. 바람이나 물결 따위가 가라앉아 잠잠하다 2. 분위기가 고요하고 평화롭다 3. 태도 따위가 차분하고 평온하다 4. 소리가 조용하고 나지막하다
한국말사전은 ‘고요하다·조용하다’를 돌림풀이로 다룹니다. ‘고요하다’ 뜻풀이에 나온 ‘잠잠하다·잔잔하다’를 살피면 더 뒤죽박죽인 돌림풀이에 겹말풀이입니다. 사전부터 이렇게 엉망이기에 사람들이 ‘고요하다·조용하다’를 제대로 못 가릴 뿐 아니라, 보기글처럼 겹말로 쓰는구나 싶기도 합니다. “고요하고 조용하며”는 둘 가운데 하나만 골라서 쓸 노릇이고, 아예 다른 말 ‘가만히’나 ‘가만가만’으로 바꾸어 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고요하고 조용하며 평화로운 것. 삶의 어떠한 질곡으로부터도 벗어난 자유로움 같은 것
→ 고요하고 아늑한 길. 어떠한 굴레에서도 벗어난 홀가분한 길
→ 조용하고 포근한 길. 어떠한 고삐에서도 벗어난 홀가분한 길
→ 가만가만 너른 길. 어떠한 재갈에서도 벗어난 홀가분한 길
《길귀신의 노래》(곽재구, 열림원, 2013) 13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