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16.
《란과 잿빛의 세계 1》
이리에 아키 글·그림/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18.6.30.
지난 11월 첫머리에 서울마실을 하며 홍대앞 ‘한양문고’에 들르려 했다. 서울에서 살던 1995∼2003년하고, 이오덕 어른 글을 갈무리하려고 충주에 살던 2003∼2007년에는 그야말로 뻔질나게 드나들었고, 인천에서 살던 2007∼2010년에도 서울마실을 하면 으레 이곳을 거쳐서 만화책을 등짐 가득 장만했다. 시골로 삶터를 옮기며 만화책을 누리책집에서 살 수밖에 없는 터라 좀처럼 찾아가지 못하다가 드디어 가는데 ‘한양문고’ 자리에 딴 가게가 들어섰다. 뭐지? 나중에 알고 보니 8월 끝무렵에 만화가게 터를 비웠단다. 그래도 ‘툰크(http://www.toonk.com)’는 그대로 있네. 한창 ‘한양문고’를 드나들 적에 《란과 잿빛의 세계》가 한켠에 수북하게 쌓인 모습을 보았는데, 내가 썩 안 좋아하는 그림결이라서 시큰둥하게 지나쳤다. ‘한양문고’ 아주머님이 으레 말씀하기를, “손님도 저 만화 좋아하실 듯한데 꼭 안 보시네요.” “그러게요. 사서 보면 좋아할 수 있을 듯한데 영 손이 안 가네요.” 출판사를 옮겨 새로 나온 ‘란 잿빛’을 이제서야 첫걸음을 뗀다. 만화책을 언제나 ‘책’으로 알뜰히 건사하고 다루던 아름다운 ‘한양문고’ 홍대앞 책터를 기린다. 그곳은 그냥 만화가게가 아니라 아름다운 쉼터이자 우물터이자 이야기터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