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12.


《우리 집 하수도에 악어가 산다》

 크리스티앙 레만 글·베로니크 데이스 그림/이정주 옮김, 시공주니어, 2008.9.16.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면서 나날이 새롭게 이야기가 싹튼다. 두 아이가 예전에는 시큰둥하게 여기던 이야기를 요즈막에 재미나게 받아들이기도 하고, 지난날에는 재미없다고 보던 이야기를 요새 깔깔거리며 맞아들이기도 한다. 더욱이 옛날에는 무슨 뜻인지 못 알아채던 이야기를 이제 꽤 똑똑히 알아보기도 하니, 이렇게 자라고 이처럼 빛나는구나 싶어 놀란다. 《우리 집 하수도에 악어가 산다》는 두 아이가 툭탁거리면서도 서로 상냥하게 아끼는 마음이 흐르는 어린이문학이다. 아직 어린 만큼 툭탁질을 할 텐데, 이러면서도 꾸준히 이야기를 한다. 이야기 한 자락에 마음을 담고, 이야기 두 자락에 사랑을 실으며, 이야기 석 자락에 꿈을 노래한다고 할까. 이 어린이문학은 줄거리도 재미있지만, 줄거리를 넘어 두 아이가 서로 아끼고 기대며 보듬는 따사로운 숨결이 참 훌륭하다고 느낀다. 이런 따스한 숨결을 담는 어린이문학을 한국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데, 한국은 꽤 오랫동안 입시지옥이 판치고, 이 수렁에 빠져 어린 나날을 보내는 사람이 많다 보니, 마음 깊이 스민 따사로운 숨결로 이야기를 짓는 힘이 모자란 셈일까? 아름다운 글은 아름다운 삶에서 태어난다. 아름다운 삶은 아름다운 사랑에서 피어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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