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9.
《통통공은 어디에 쓰는 거예요?》
필리포스 만딜라라스 글·엘레니 트삼브라 그림/정영수 옮김, 책속물고기, 2015.3.30.
고흥이란 고장에서는 아이들하고 함께 누릴 책을 찬찬히 고르면서 살 곳이 없어서 순천으로 나들이를 다녀와야 하는데, 다른 고장은 어떨까? 장흥이나 보성은? 강진이나 해남은? 경상도는 전라도에 대면 어느 군이든 사람이 곱절이 많고, 순천보다 훨씬 큰 시가 참 많다. 그래도 시골에서는 책을 보기 어려우니 다들 가까운 시로 가겠지. 순천 책집을 다녀오며 장만한 《통통공은 어디에 쓰는 거예요?》를 읽는데, 아이도 어른도 놀이란 하나도 모르는 채 시험공부만 하거나 돈벌이만 하는 줄거리가 흐른다. 아이도 어른도 놀이는 ‘책에 적힌 지식’으로만 새긴단다. 문득 놀란다. 참 그렇지. 요새는 마음껏 노는 어린이를 보기 어렵다. 누가 놀아 주지 않으면 스스로 놀 줄 모르고, 언니한테서 놀이를 물려받는 아이는 없다시피 하다. ‘전문 놀이강사 어른’이 이끌지 않는다면, ‘전문 놀이시설 갖춘 곳’에 가지 않으면 놀 줄 모르지 않나? 나라가 뒤죽박죽으로 흐르는 탓 가운데 하나도 가만히 보면 ‘놀이를 모르고 동무랑 사이좋게 놀이를 짓는 기쁨’을 모르는 채 시험공부만 한 아이가 어른이 되어 공무원이나 정치꾼이 되기 때문 아니랴 싶다. 스스로 놀 줄 모르는 채 어른이 되면 스스로 일할 줄 모를 수밖에 없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