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1.


《내 직업 내가 만든다》

 박시현 글, 샨티, 2018.11.26.



내가 하는 일, 사전짓기를 하는 이웃을 본 적이 아직 없다. 사전짓기를 오래 한 어른인 조재수 님은 뵌 적이 있을 뿐이다. 사전이라고 하는 책, 이 가운데 한국말사전이 한국말을 슬기롭고 사랑스레 건사하도록 마음을 기울이는 길을 가는 이웃은 지난 스물일곱 해 동안 아직 찾아보지 못하는데, 앞으로는 어깨동무할 이웃을 만날 수 있으리라 꿈꾼다. 아마 내 일거리인 ‘사전짓기’, 아무래도 ‘사전 편집자’라 할 길은 만만하지 않다고 여기기 쉽고, 이 길을 가도 사전을 펴내는 문턱을 넘기도 수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다. 《내 직업 내가 만든다》를 읽으며 돌아본다. 이 책을 쓰신 분도 스스로 일거리를 찾으려고, 삶길을 여미려고 무척 땀흘렸겠지. 남들이 가는 길이 아닌, 스스로 가는 길을 다스리려 했을 테며, 다른 사람 눈치가 아닌 스스로 마음을 바라보려 했을 테고. 우리는 이웃이 지은 밥을 돈을 치러서 사다 먹을 수 있지만, 손수 땅을 일구고 살림을 가꾸며 밥을 지어 먹을 수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로 돈을 벌 수 있지만, 손수 지은 꿈길에 맞추어 얼마든지 많든 적든 즐겁고 상냥하게 돈을 벌 수 있다. 자라나는 푸름이가, 어린이가, 또 어느덧 어른으로 자란 뭇이웃님이 이 마음을 함께할 수 있기를.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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