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형해 形骸
형해조차 없어진 지 오래되었을 → 몸뚱이조차 없어진 지 오래되었을
고층 빌딩의 형해 → 높은 건물 뼈대 / 높은 건물 얼개
교사의 형해만 남는다 → 교사란 껍데기만 남는다 / 교사란 허울만 남는다
이름 모를 형해들이 흩어져 있었다 → 이름 모를 주검들이 흩어졌다
무너진 건물의 형해 → 무너진 건물 자취 / 무너진 건물 자국
‘형해(形骸)’는 “1. 사람의 몸과 뼈 2. 어떤 구조물의 뼈대를 이루는 부분 3. 내용이 없는 뼈대라는 뜻으로, 형식뿐이고 가치나 의의가 없는 것을 이르는 말 4. 생명이 없는 육체 5. 어떤 형체의 흔적이나 자취”를 가리킨다고 해요. ‘뼈’나 ‘뼈대’나 ‘허울’이나 ‘빈몸’이나 ‘자취’나 ‘자국’이나 ‘주검’이나 ‘껍데기’나 ‘얼개’로 고쳐쓸 만합니다. ㅅㄴㄹ
살아남으면 훌륭한 우리말 자원이 되는 것이고, 사라지면 어쩔 수 없이 기록에만 형해形骸로 남게 됩니다
→ 살아남으면 훌륭한 우리말 바탕이 되고, 사라지면 어쩔 수 없이 글에만 껍데기로 남습니다
→ 살아남으면 훌륭한 우리말 밑돌이 되고, 사라지면 어쩔 수 없이 글에만 달랑 남습니다
→ 살아남으면 훌륭한 우리말 밑천이 되고, 사라지면 어쩔 수 없이 글에만 덩그러니 남습니다
《최후의 사전 편찬자들》(정철, 사계절, 2017) 28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