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1.11.
《어서 오세요 베짱이도서관입니다》
박소영 글·그림, 그물코, 2018.11.10.
산청에서 만난 이웃님은 ‘산책여(산책녀)’라는 모임을 한다. “산청에서 책을 읽는 여신들”이라고 한다. 이름이 멋스럽다. 스스로 여신인 줄 알며 이름에 당차게 넣은 모습이며, 이분들이 산청이란 시골자락에서 살림을 짓는 이야기 모두 멋스럽다. 이 나라가 아름답거나 사랑스럽다면, 바로 이렇게 숲이며 마을에서 조촐히 살림을 짓는 사랑스러운 손길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리라. 낮 두 시에 연 이야기는 밤 열 시에 마무리를 한다. 서로 새롭게 배우면서 나누는 생각은 저마다 마음자리에 씨앗으로 드리우리라 본다. 밤에 잠자리에 들 무렵 《어서 오세요 베짱이도서관입니다》를 마저 읽는다. 고흥에서 길을 나서며 시외버스에서 거의 읽었고, 산청 별빛을 올려다보면서 마지막 쪽을 넘겼다. 경기도 광주에서 서재도서관을 꾸리는 이웃님은 달삯이 자꾸 오르며 이 짐을 더 버티기 벅차서 도서관을 접기로 하신단다. 이러면서 ‘도서관을 신나게 가꾸었다가 접는 마음’을 책으로 여미었다. 도서관 꾸릴 책이 넉넉하고, 도서관 가꾸는 일손이 살뜰하며, 도서관 드나드는 아이하고 어른이 왁자지껄하다면, 이제 살림돈쯤은 지자체에서 ‘달삯 걱정 안 해도 넉넉하도’록 한손을 보탤 만하지 않을까? 살림 모르는 행정은 머리 없는 허수아비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