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1895 : 물든 단풍
물든 단풍
→ 물든 잎
→ 가을잎
→ 가을빛
물들다 : 1. 빛깔이 스미거나 옮아서 묻다 2. 어떤 환경이나 사상 따위를 닮아 가다
단풍(丹楓) : 1. 기후 변화로 식물의 잎이 붉은빛이나 누런빛으로 변하는 현상. 또는 그렇게 변한 잎
가을이 되거나 깊으면서 잎빛이 바뀔 적에 이를 보며 ‘물들다’라 하기도 하고, 한자말로 ‘단풍’이라고도 합니다. 잎빛이 바뀌는 모습이니 “잎이 물들다”나 “물드는 잎”이라 하거나 “단풍이 되다”나 “단풍이다”라 하면 됩니다. “물든 단풍”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더 헤아리면, ‘가을물’이나 ‘가을빛’처럼 새롭게 쓸 만하고, 물드는 잎을 두고 ‘가을잎’이란 낱말을 새로 지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나도 물든 단풍을 볼 때마다 삶도 죽음도 다 공空하다는 걸 실감한다
→ 나도 물든 잎을 볼 때마다 삶도 죽음도 다 덧없는 줄 깨닫는다
→ 나도 가을잎을 볼 때마다 삶도 죽음도 다 부질없는 줄 깨닫는다
→ 나도 가을물을 볼 때마다 삶도 죽음도 다 아무것이 아닌 줄 느낀다
→ 나도 가을빛을 볼 때마다 삶도 죽음도 다 텅 빈 줄 느낀다
《모든 것을 사랑하며 간다》(박노자·에를링 키텔센, 책과함께, 2013) 25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