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전전 轉轉
셋방에서 셋방으로 전전하며 → 셋방에서 셋방으로 떠돌며
공장을 전전하며 떠돌이 임시공으로 일했다 → 공장을 떠도는 임시공으로 일했다
‘전전(轉轉)’은 “이리저리 굴러다니거나 옮겨 다님”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떠돌다’나 ‘맴돌다’나 ‘헤매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돌아다니다’나 ‘굴러다니다’라든지 ‘다니다’나 ‘옮겨다니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전전’을 열세 가지 더 싣는데, 모두 털어낼 만합니다.
전전(田田) : 1. 북 치는 소리. 또는 가슴을 두드리는 소리 2. 우는 소리 3. 연잎이 여러 개 물 위에 떠 있는 모양 4. 논밭이 죽 연하여 있는 모양. 또는 많은 물건이 줄지어 있는 모양
전전(前前) : 1. 아주 오래전 2. 전번의 그 전번 3. 앞의 앞
전전(前電) : 전에 친 전보(電報)
전전(展轉) : 1. 말이나 행동을 이랬다저랬다 하며 자꾸 되풀이함 2. 되돌아감
전전(傳傳) : 끊임없이 전하여짐
전전(塡篆) : [북한어] 한문 서체의 하나
전전(殿戰) : 군대의 맨 뒤에서 싸움
전전(?全) : = 와전(瓦全)
전전(戰前) : 전쟁이 일어나기 전(前)
전전(戰戰) : 몹시 두려워서 벌벌 떪
전전(轉傳) : 여러 사람을 거쳐서 전달함
전전(輾轉) : 1. 누워서 이리저리 몸을 뒤척임 2. 구르거나 뒹굴거나 돎 3. 한결같지 않음 4. 구르듯이 옮겨 다님
전전(轉戰) :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다니며 싸움
이곳저곳 후배의 집을 전전하던 때
→ 이곳저곳 후배 집을 떠돌던 때
→ 이곳저곳 후배 집을 맴돌던 때
→ 이곳저곳 후배 집에 빌붙던 때
→ 이곳저곳 후배 집에서 얻어먹던 때
→ 이곳저곳 후배 집을 기웃거리던 때
→ 이곳저곳 후배 집에 얹혀 살던 때
→ 이곳저곳 후배 집을 오가던 때
→ 이곳저곳 후배 집에 끼어 살던 때
《꽃이 진다 꽃이 핀다》(박남준, 호미, 2002) 39쪽
가세가 기울어 셋방을 전전하던 젊은 시절
→ 집살림이 기울어 셋방을 맴돌던 젊은 날
→ 집안이 기울어 셋방을 떠돌던 젊은 날
《무등산》(문영기, 문학의전당, 2015) 30쪽
각지 원전을 전전하는 과정에서
→ 여러 원전을 떠도는 길에서
→ 여러 원전을 맴도는 길에서
→ 여러 원전을 돌고 도는 길에서
《원전집시》(호리에 구니오/고도 다이스케 옮김, 무명인, 2017) 296쪽
마을을 전전하기 시작한 지 넉 달
→ 마을을 떠돈 지 넉 달
→ 마을을 돌아다닌 지 넉 달
→ 이 마을 저 마을 다닌 지 넉 달
《불멸의 그대에게 7》(오이마 요시토키/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 12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