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성장 成長


 성장이 매우 빠른 시기 → 매우 빨리 자라는 때

 대도시로 성장되었다 → 큰도시로 자랐다 / 큰도시가 되었다

 반항심만 성장되었다 → 대드는 마음만 커졌다

 성장하는 열매 → 자라는 열매 / 자라나는 열매

 크게 성장한 아이 → 크게 자란 아이 / 한껏 큰 아이

 민족의식이 성장하다 → 겨레얼이 자라다 / 겨레얼이 높아지다


  ‘성장(成長)’은 “1. 사람이나 동식물 따위가 자라서 점점 커짐 2. 사물의 규모나 세력 따위가 점점 커짐 3. [생물] 생물체의 크기·무게·부피가 증가하는 일. 발육(發育)과는 구별되며, 형태의 변화가 따르지 않는 증량(增量)을 이른다”를 나타낸다고 합니다만, “자라서 점점 커짐” 같은 뜻풀이는 엉터리입니다. 말이 안 되지요. 한자말 ‘성장’은 ‘자라다’나 ‘크다’로 고쳐 줍니다. 때로는 ‘높아지다’나 ‘거듭나다’나 ‘피어나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성장’이 아홉 가지 더 나오는데, 모두 털어낼 만합니다. ㅅㄴㄹ



성장(星章) : 별 모양으로 된 휘장

성장(城將) : 성(城)을 지키는 장수

성장(城牆/城墻) : 성(城)의 담장

성장(盛壯) : 혈기가 왕성함

성장(盛粧) : 얼굴과 몸의 꾸밈을 화려하게 함

성장(盛裝) : 잘 차려입음

성장(筬匠) : [역사] 조선 시대에, 상의원(尙衣院)에 속하여 베틀의 바디를 만드는 일을 맡아 하던 사람

성장(聖裝) : [가톨릭] 성의(聖衣)로 차려입음

성장(聲張) : 1. 소리를 크게 지름 2. 남을 비평함



난 분명 성장해야 하는데, 날 성장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 난 틀림없이 자라야 하는데, 날 자라게 하는 것은 없다

→ 난 틀림없이 커야 하는데, 날 크게 이끄는 것은 없다

《나의 열여덟은 아름답다》(이현희, 나라말, 2008) 20쪽


습지를 없앤 공사를 하면서 ‘녹색 성장’이라고 한다거나

→ 늪을 없앤 삽질을 하면서 ‘푸르게 자란다’고 한다거나

→ 늪을 없앤 삽질을 하면서 ‘푸른길’이라고 한다거나

《말한다는 것》(연규동, 너머학교, 2016) 79쪽


병에 꽂아둔 두릅은 아무래도 성장이 늦고 크게 자라지 않는다

→ 병에 꽂아둔 두릅은 아무래도 더디 자라고 크게 자라지 않는다

→ 병에 꽂아둔 두릅은 아무래도 더디면서 잘 안 자란다

→ 병에 꽂아둔 두릅은 아무래도 더디면서 잘 안 큰다

《꽃을 기다리다》(황경택, 가지, 2017) 63쪽


시민들이 스스로 성장하도록 돕는

→ 시민들 스스로 자라도록 돕는

→ 시민 스스로 크도록 돕는

→ 시민 스스로 거듭나도록 돕는

《시민에게 권력을》(하승우, 한티재, 2017) 32쪽


빵은 그 토지에서 나는 물과 밀가루와 기후, 문화에 맞춰 성장하는 것이란다

→ 빵은 그 땅에서 나는 물과 밀가루와 날씨, 살림에 맞춰 자란단다

→ 빵은 그 터에서 나는 물과 밀가루와 날씨, 살림에 맞춰 거듭난단다

→ 빵은 그 마을에서 나는 물과 밀가루와 날씨, 살림에 맞춰 새로워진단다

《마사키의 빵 1》(야마하나 노리유키·타카하시 요시유키/김아미 옮김, 소미미디어, 2018) 79쪽


사람은 저마다 자라는 힘, 성장하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 사람은 저마다 자라는 힘, 크는 힘이 있습니다

→ 사람은 저마다 무럭무럭 자라는 힘이 있습니다

→ 사람은 저마다 자라는 힘, 피어나는 힘이 있습니다

《상냥한 수업》(하이타니 겐지로/햇살과나무꾼 옮김, 양철북, 2018) 10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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