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9.20.
《슈퍼 내추럴》
그레이엄 핸콕 글/박중서 옮김, 까치, 2007.7.25.
중남아메리카 텃사람은 그곳에서 나고 자라는 풀하고 나무랑 말을 섞는다고 한다. 풀이 들려주는 말소리를 들으면서 풀이 우리한테 어떻게 이바지하는가를 배우고, 나무가 알려주는 얘깃소리를 새기면서 나무를 우리가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를 익힌단다. 가만히 보면 한겨레도 예부터 푸나무를 스스로 다루거나 다스릴 줄 알았다. 오늘날에는 다들 이 길을 잊거나 잃는데, 아무래도 풀이랑 나무하고 이야기하는 삶과 마음을 잊거나 잃은 탓이지 싶다. 《슈퍼 내추럴》은 글쓴이가 중남미에서 ‘아야후아스카’를 마시면서 겪은 새로운 눈길을 찬찬히 적으면서 ‘제도권 학계’에서는 스스로 굳게 닫아걸면서 비트는 오랜 발자취란 무엇인가 하는 대목을 차근차근 짚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밥 한 그릇을 먹으면서 나락이 속삭이는 말을 듣는다면, 밤알을 깨물면서 밤알이 알려주는 슬기로움을 받아들인다면, 시금치나 쑥갓을 뜯으면서 시금치나 쑥갓이 베푸는 기쁨을 얻는다면, 우리 삶은 얼마나 크게 달라질까? 사람 사이에서도 사랑을 서로 들려주고 듣는다. 뭇목숨 사이에서도 살림살이와 싱그러운 숨결을 함께 나누면서 새삼스레 가꾼다. 귀만 열 노릇이 아니라, 온마음을 확 틔워야지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