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8.23.


《식물도시 에도의 탄생》

이나가키 히데히로 글/조홍민 옮김, 글항아리, 2017.4.17.



서울에서 하룻밤 묵고서 전남 광주를 거쳐 담양에 왔다. 언제나 그렇지만 서울이며 도시는 대단히 어지럽다. 모텔이란 이름인 길손집은 술집거리에 있고, 호텔이란 이름인 길손집은 찻길 한복판에 있다. 오늘날 도시란 어떤 곳일까? 이렇게 시끄럽고 어지러운 모습이 좋아서 다들 이렇게 왁자하게 살까? 《식물도시 에도의 탄생》을 시외버스에서 한참 읽다가 문득 생각한다. 서울이며 부산을 비롯한 웬만한 도시는 ‘술집도시’ 아닐까? 문화나 문명이 아닌 막나가는 걸음이 아닐까? 지난날 일본뿐 아니라 온누리 어디를 보아도 도시 한 곳을 세우자면 들이며 숲이며 냇물이며 멧자락을 찬찬히 살펴서 알맞게 다스리는 얼거리였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은 들이나 숲이나 멧자락을 마구 밀어붙이는 삽질만 있다. 정갈하면서 곱게 어우러지는 삶터가 아닌 시멘트로 빠르게 올려세우는 삽질 아니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시골은 어떨까? 시골 군수는, 시골 군청 벼슬아치는, 얼마나 제대로 정책을 살피거나 헤아릴까? 도시 한 곳을 새로 닦으려고 논밭이며 냇물이며 똥오줌이며 저잣거리이며 살림집이며 낱낱이 따지고 헤아린 일본 에도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직 한국은 우두머리도 여느 벼슬아치도 생각머리가 매우 얕은 줄 새삼스레 느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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