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타 달리다 1
타카하시 신 지음, 이상은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만화책시렁 72


《카나타 달리다 1》

 타카하시 신

 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18.7.25.



  달려 본 사람이라면 압니다. 숨이 턱에 차오를 적에 어느새 이 숨결이 가라앉으면서 외려 몸이 가벼워 마치 깃털 같구나 하는 느낌을 말이지요. 더는 못 달릴 듯하다 싶지만 저도 모르게 발을 새로 내딛어 달립니다. 이제는 그만 달리고 풀밭에 드러눕자 싶어도 다시금 발을 새로 놀리며 달립니다. ‘숨턱’이라 할 만한데, 숨턱을 지나면 몸을 잊고 오롯이 마음으로 저 먼 앞길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몸하고 마음이 다른 줄을, 마음을 움직이는 넋이 어떻게 몸을 다스리는 줄을, 오래오래 달리면서 새삼스레 배우지 싶습니다. 《카나타 달리다》 첫걸음은 둘레에 어떻게 무슨 말을 해야 할는지 모르는 아이가 무턱대고 달리고 또 달리다가 저 스스로 얼결에 깨달은 기쁜 숨결을 어디에서나 누리고 싶어서 그저 달리고 달리는 줄거리로 첫머리를 엽니다. 둘레에서는 이 아이가 왜 달리는지 알 바 없고 알려 하지 않아요. 그래도 오직 한 아이는 이 달림쟁이한테 마음을 기울입니다. 무턱대고 몸만 쓰지 말고 입을 열어 마음을 터놓으면 될 텐데 하고 여기지요. 사람이란, 몸이 아닌 마음이라는 대목을 두걸음에서도 잘 짚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시큰둥한 얼굴을 하는 것보다, 저 녀석은 웃는 게 훨씬 좋아. 우리 반 애들은 모를 거야. 저 녀석이 저런 얼굴로 웃는다는 거. 신사에서 내려다보이는 이 마을의 경치를 보여주고 싶어. 저녁해가 산 뒤로 숨기 직전, 이 마을을 비추는 아름다운 경치.’ (26쪽)


“마법도 근성도 기술도, 압도적인 ‘달리는 힘’ 앞에서는 의미가 없어. 오직 몸 하나로, 그저 한결같이 빠르게 빠르게 앞으로 내달린다.” (168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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