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와 나 - 바다가 된 어멍, 그들과 함께한 1년의 삶
준초이 글.사진 / 남해의봄날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진책시렁 20


《해녀와 나》

 준초이

 남해의봄날

 2014.11.30.



  비를 맞을 수 있다면 비가 되어 볼 수 있습니다. 비를 맞지 않거나 창밖으로 구경만 한다면 비가 되어 보기 어렵습니다. 지하상가나 반지하에 산다면, 또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비가 무엇이고 이 땅을 어떻게 적시는가를 알기도 어려우니, 비살림하고는 더더욱 멀밖에 없습니다. 사진으로 비를 찍으려면 스스로 비가 되어야 합니다. 사진으로 바다를 찍으려면 스스로 바다가 되어야 합니다. 물질을 하는 사람을 사진으로 찍으려면 스스로 물질을 하고 물님이 되어야겠지요. 《해녀와 나》는 해녀하고 한 해 동안 마주한 삶을 사진으로 담았다고 합니다. 다만 365일을 함께한 한 해이지는 않습니다. 이는 사진을 보며 느낄 수 있습니다. 준초이 님이 책머리에 고은 시인한테 그렇게 글을 받아서 실으려 하는 모습을 보아도, 해녀하고 함께하는 한 해였다기보다 ‘다른 무엇’을 보며 띄엄띄엄 해녀를 마주한 한 해였구나 싶습니다. 책머리에 실을 글이라면 물질하는 할멍 목소리일 적에 걸맞지 않을까요? 또는 바다 목소리를, 전복 목소리를, 물님하고 물벗 목소리를 귀기울여 온마음으로 듣고서 옮겨적을 노릇 아닐까요? ‘깊이’란 하나된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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