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8.16.


《극지의 새》

신대철 글, 빗방울화석, 2018.6.12.



곁님은 아이들하고 이튿날인 17일에 순천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서울을 거쳐 일산으로 간다. 이날 나는 수원역에서 내려 한신대학교로 강의를 하러 간다. 도시에서 며칠 머물러야 한다는 생각에 머리가 지끈거린다는 곁님이 바다를 노래한다. 아이들도 떼노래를 부른다. 택시를 불러 발포 바닷가에 간다. 비도 오고 바람도 좋다. 이런 날 물결놀이란 얼마나 신날까. 그런데 8월 20일까지 물놀이철이다 보니 안전요원이 있다. 안전요원이 없으면 몸을 밀물결에 담가 이리저리 휩쓸리며 재미나게 놀 텐데. 발포 바닷가는 여느 바다하고 달라 물살이 뭍 쪽으로 퍼지기에 너울이 쳐도 걱정할 일이 없다. 세 사람이 잘 노는 모습을 보고는 밀린 일을 한다. 바닷가까지 일감을 들고 왔다. 일을 얼추 마치고서 시집 《극지의 새》를 읽는다. 1960년대에 비무장지대에서 겪은 일이 참말 서늘하고, 깊은 멧골에 오르는 이야기가 선선하다. 문득 시에 인천 항동 이야기가 흘러 놀라기도 한다. 오랜만에 시맛을 누리면서 시집 한 권을 바닷바람과 함께 누리는 하루이다. 굳이 꾸밀 일이 없이 삶을 오롯이 적기만 해도 이렇게 아름다우면서 아픈 노래가 된다. 이야깃거리가 흘러넘치는 사람은 글을 안 꾸민다. 그저 이 이야기를 조곤조곤 글로 옮기니 시로 태어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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