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8.11.


《와락》

정끝별, 창비, 2008.11.10.



땡볕이 내리쬐는 여름 막바지이다. 빗줄기는 들 생각을 않고 땡볕만 길게 이어진다. 그래도 지난해보다는 한결 낫지 싶다. 지난해에는 올해보다 땡볕이 훨씬 길었지 싶다. 이렇게 무더운 날이 이어진다면, 집이나 마을에 나무를 제대로 가꾸지 않은 곳에서는 그늘도 바람도 없어서 푹푹 찌리라. 이러면서 에어컨에 기대는 길밖에 없을 테지. 이런 여름을 핵발전소나 화력발전소로 때워도 좋을까? 앞으로는 도시를 줄이고 숲을 늘리면서 새길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시집 《와락》을 읽는다. 오늘날 같은 흐름에서 시 한 줄은 어떤 구실을 할는지 생각하면서 읽는다. 시는 삶을 담으면서 문학이 될까? 시는 삶에서 한 발짝 물러나면서 말잔치를 할 적에 문학이 될까? 어느 모로 재미진 말잔치가 흐른달 수 있지만, 덮고 나면 그저 무더위만 보이는 하루이다. 문학은 어디에 있는지, 문학을 하는 이는 어디에서 어떤 삶을 짓는지, 문학을 읽는 우리는 어디에서 어떤 길을 바라보면서 한 걸음씩 내딛는지, 모두 아울러서 헤아려 본다. 빨래를 해서 마당에 넌다. 잘 마른다. 다만, 여름이 저물기에 이제 저녁 다섯 시까지는 걷어야 안 눅눅하다. 여름 끝자락에는 다섯 시를 지나면 이튿날 다시 널어서 말려야 한다. 처마 밑에 앉으니 등줄기 땀이 식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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