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7.30.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

미카미 엔 글·나카노 그림/최고은 옮김, 디앤씨미디어, 2014.2.27.



여러 해 앞서부터 이 만화책이 눈에 뜨였지만 부러 장만하지 않았다. 책을 참으로 많이 장만해서 읽는 사람으로서 책을 말하는 책까지 더 들여놓는다면 ……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 나온 지 네 해 만에 드디어 첫걸음을 장만해 본다. 그림결이 살짝 엉성해 보이기는 하지만 작은 이야깃감 하나로 줄거리를 엮는 솜씨가 좋다. 책을 말하는 책을 일본사람은 이렇게도 풀어내는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낀다. 굳이 책이 아니어도 삶을 둘러싼 수수께끼는 얼마든지 엿볼 만하고 풀어낼 수 있을 테지만, 애써 책을 사이에 놓고서 삶을 새롭게 바라보거나 잇는 매무새가 아기자기하다. 작은 실마리로 길디긴 삶자국을 읽고, 조그마한 몸짓 하나에 서린 오랜 삶노래를 헤아린다. 그리고 사람이나 삶은 겉모습으로는 참거짓을 알 수 없다. 책도 매한가지이다. 줄거리만으로 책을 말할 수 있을까? 글쓴이나 출판사 이름만으로 책을 말해도 좋을까? 그나저나 두걸음이나 세걸음을 장만하자고 생각하면서도 선뜻 장만하지 못한다. 다가오는 8월 3일부터 지리산으로 배움마실을 가느라 집을 비운다. 배움마실을 즐겁게 다녀오고서 책을 시키면 되겠지. 며칠 사이에 갑자기 판이 끊어지는 일은 없을 테니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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