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박하다 薄
인심이 박하다 → 마음씀이 쌀쌀하다
학점이 박하기로 → 학점이 짜기로 / 학점을 적게 주기로
이익이 박한 상품 → 남는 돈이 보잘것없는 상품
이윤이 좀 박하기는 했지만 → 내 몫이 좀 적기는 했지만
얼음이 박하니 → 얼음이 매우 얇으니
맛이 박하다 → 맛이 변변하지 못하다 / 맛이 안 좋다
‘박하다(薄-)’는 “1. 마음 씀이나 태도가 너그럽지 못하고 쌀쌀하다 2. 이익이나 소득이 보잘것없이 적다 3. 두께가 매우 얇다 4. 맛이나 품질 따위가 변변치 못하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 뜻처럼 ‘쌀쌀하다’나 ‘보잘것없다’나 “매우 적다”나 “매우 얇다”나 “변변치 못하다”라 하면 됩니다. 때로는 ‘나쁘다’나 ‘메마르다’나 ‘팍팍하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8.7.29.해.ㅅㄴㄹ
공장 인심 어떻던고 후하던가 박하던가
→ 공장 마음씀 어떻던고 좋든가 나쁘든가
→ 공장 마음씀 어떻던고 넉넉한가 팍팍한가
→ 공장 마음씀 어떻던고 따뜻한가 차가운가
→ 공장 마음씀 어떻던고 괜찮은가 얄궂은가
→ 공장 마음씀 어떻던고 훌륭한가 형편없나
→ 공장 마음씀 어떻던고 살뜰한가 메마른가
《한용운 시집》(한용운, 정음사, 1974) 147쪽
이 박한 땅도 녹두밭 웃몰 사람들이 주인이 된 것은 1948년 이후였다
→ 이 메마른 땅도 녹두밭 웃몰 사람이 임자가 된 때는 1948년 뒤였다
→ 이 거친 땅도 1948년이 지나서야 녹두밭 웃몰 사람이 일굴 수 있었다
→ 이 팍팍한 땅도 1948년 뒤에야 녹두밭 웃몰 사람이 일굴 수 있었다
《더 이상 우리를 슬프게 하지 말라》(오연호, 백산서당, 1990) 28쪽
일이 힘들지 않은 대신 급여는 매우 박했다
→ 일이 힘들지 않으나 일삯은 매우 적었다
→ 일이 힘들지 않으나 일삯은 아주 쥐꼬리만 했다
→ 일이 힘들지 않지만 일한 삯은 아주 조금만 주었다
→ 일이 힘들지 않지만 돈은 아주 조금만 주었다
→ 일이 힘들지 않아도 일삯은 보잘것없었다
→ 일이 힘들지 않아도 일삯은 몇 푼 안 되었다
《그늘 속을 걷다》(김담, 텍스트, 2009) 83쪽
그런 일은 보수가 박하거나
→ 그런 일은 일삯이 적거나
→ 그런 일은 돈을 적게 주거나
《돈이 필요 없는 나라》(나가시마 류진/최성현 옮김, 샨티, 2018) 9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