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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심리학 - 우리는 왜 기후변화를 외면하는가
조지 마셜 지음, 이은경 옮김 / 갈마바람 / 2018년 2월
평점 :
인문책시렁 2
《기후변화의 심리학》
조지 마셜
이은경 옮김
갈마바람
2018.2.10.
과학기술 전문가가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임에도 사람들은 기상 현상을 비전문가의 개인적 지식수준으로도 충분히 논할 수 있는 대상처럼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나 해수면, 빙하의 범위를 판단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더라도 모두가 날씨에 대해서는 안다고 생각한다. (28쪽)
문제는 올바른 정보를 얻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며, 이는 그들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서 정보를 얻어야 함을 의미한다. (36쪽)
기후변화는 미래의 문제이다. 하지만 과거의 문제이자 현재의 문제이기도 하다. (98쪽)
이 연구는 기후변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왜냐하면 카너먼이 우려했듯이 사람들은 생활수준이 단기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피하려 하며 불확실하지만 장기적으로 훨씬 더 높은 비용을 초래할 수도 있는 상황은 운에 맡기려는 경향을 강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101쪽)
날씨가 바뀝니다. 아니, 날씨가 그대로인 적은 하루도 없습니다. 날마다 다른 날씨요, 해마다 다르고, 철마다 달라요.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날씨를 거의 걱정하지 않는 듯 살아갑니다. 오늘날 사람들이 걱정하는 곳이란 ‘돈을 얼마나 얻어서 먹고사느냐’이지 싶습니다. 이러면서 서울로 몰려요. 사람이 더 많아야 돈이 더 잘 모인다면서 자꾸자꾸 서울로 갑니다.
더 많은 사람을 받아들여야 하는 서울은 숲도 들도 냇물도 논밭도 모조리 밀어붙입니다. 찻길을 더 닦아야 하고, 높직한 건물뿐 아니라 지하상가도 잔뜩 지어야 합니다. 풀포기가 돋을 자리란 사라지고, 나무가 가지를 펼 자리도 사라집니다. 여름에 불볕으로 덥든 겨울에 찬바람으로 시리든 핵발전소나 화력발전소를 돌려서 전기를 얻으면 된다고 여겨 버릇합니다.
《기후변화의 심리학》(조지 마셜/이은경 옮김, 갈마바람, 2018)은 모든 곳을 짚지는 않습니다. 과학지식도 믿음 가운데 하나인데, 이 대목은 살짝 스치듯 지나갑니다. 과학을 다루는 전문가는 날씨를 가장 잘 읽을까요? 실험실이나 연구실에서 날씨를 얼마나 슬기롭게 읽을 만할까요? 과학자는 제비나 지렁이나 풀잎을 과학으로 파헤쳐서 이론을 세운다지만, 제비나 지렁이나 풀잎은 숲과 철을 온몸으로 알고 읽어내어 움직입니다. 무엇이 날씨를 제대로 읽는 과학일까요?
나무 그늘이 에어컨 수십 대보다 훨씬 시원할 뿐 아니라, 전기도 석유도 쓸 일이 없는 줄 뻔히 밝혀졌습니다. 논이나 갯벌이나 들이나 숲이 얼마나 사람한테 이바지하고 아름다운가도 과학지식으로 널리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과학은 뭘 할까요? 사회나 정치나 교육은 뭘 하지요? 누구보다 우리 스스로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려는 하루일까요?
땡볕에도 숲은 어떻게 더 짙푸르면서 시원할까요? 불볕에도 골짝물은 어떻게 샘솟아서 흐를까요? 서울은 앞으로 얼마쯤 이 덩어리를 버틸 만할까요? 날씨를, 과학을, 철을, 바람을, 그리고 전문지식을 우리는 얼마나 잘 아는 살림일까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