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7.26.


《고양이를 쓰다》

나쓰메 소세키 외 글/박성민·송승현 옮김, 시와서, 2018.8.10.



일본마실을 마치고 고흥집으로 돌아오니 몇 가지 책이 집에 왔다. 이 가운데 하나인 《고양이를 쓰다》를 편다. 고양이를 이야기하는 글이 줄줄이 흐른다. 진작 읽은 글이 많지만, 한자리에 모아서 읽으니 새삼스럽다. 숱한 사람들이 숱한 고양이를 마주하며 글을 적는데, 여드레 만에 만난 우리 집 고양이가 우리를 오래 기다렸다는 듯이 냥냥 노래한 모습을 즐겁게 겹쳐서 읽는다. 우리가 주는 밥도 먹고 스스로 먹이를 잡아서 먹는 고양이 여러 마리가 우리 집에서 함께 산다. 우리는 집을 비우더라도 딱히 걱정하지 않는다. 아마 고양이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나저나 이 녀석들이 발톱갈이를 한다며 자전거 바퀴까지 벅벅 긁느라 자전거마다 바람이가 찢어져서 굴리지 못한다. 더위에 늘어져서 낮잠을 자는 고양이 곁 평상에 모로 눕는다. 짐을 갈무리하고 저녁을 먹는다. 몇 해가 지나간 느낌인데, 아마 며칠 나들이를 하는 동안 몇 해치 배움길을 걸었기 때문이지 싶다. 삶을 쓴다. 배우는 삶을 쓴다. 고양이를 곁에 두고 배우는 삶을 쓴다. 바람을 마시고 햇볕을 먹고 고양이를 곁에 두고 배우는 삶을 쓴다. 마실에 앞서 베어 놓은 쑥대에 불을 당기니 활활 탄다. 갓 벤 쑥대를 얹어도 매우 잘 탄다. 고양이도 모깃불 곁에 함께 눕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