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거실 居室
할머니의 거실에 → 할머니 방에
거실에 앉아서 → 마루에 앉아서
거실로 가는 복도 → 마루로 가는 길
‘거실(居室)’은 “1. 거처하는 방 ≒거처방 2. 가족이 일상 모여서 생활하는 공간”을 가리킨다고 해요. 한국말로는 ‘마루’일 텐데, 사전에서 ‘마루’를 살피면 “집채 안에 바닥과 사이를 띄우고 깐 널빤지. 또는 그 널빤지를 깔아 놓은 곳 ≒ 말루(抹樓)·청사(廳事)”로 풀이합니다. 마루라는 곳을 널빤지를 깐 곳이라고만 다루고, 정작 이곳에서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는 풀이하지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사람들이 ‘마루’라 이를 곳을 자꾸 ‘거실’이라고 가리킬 수 있겠구나 싶기도 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마루’를 세 가지 더 싣는데, 모두 털어낼 만합니다. 2018.6.12.불.ㅅㄴㄹ
거실(巨室) : 1. 큰 방 2. = 거가대족 3. ‘천지(天地)’를 달리 이르는 말
거실(據實) : 사실에 근거함
거실(據室) : [불교] 주지가 거처하는 방
문을 열면 부엌이랑 거실도 보이고요
→ 문을 열면 부엌이랑 마루도 보이고요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황금 접시》(버나뎃 와츠/김서정 옮김, 봄볕, 2016) 3쪽
지금 집 거실에는
→ 요즈음 집 마루에는
→ 요즈막 우리 집 마루에는
→ 이제 우리 집 마루에는
《부끄러움의 깊이》(김명인, 빨간소금, 2017) 23쪽
넓고 볕이 잘 드는 거실에서 나의 두 사람
→ 넓고 볕이 잘 드는 마루에서 사랑스런 두 사람
《나의 두 사람》(김달님, 어떤책, 2018) 5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