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려 하기보다는



  글을 쓰려 하기보다는 시를 쓰려 하면 한결 낫다. 아니, 굳이 글은 안 써도 되지만, 시를 쓰면 즐겁다. 누구는 이 말에 화들짝 놀라며, 여느 글보다 시를 쓰기가 더 어렵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다.그러면 생각해 보자. 시란 무엇인가? 시는 ‘詩’라는 한자로 적는데, 이 한자말은 ‘노래’를 가리킨다. 우리가 살아가는 나날을 가락을 입혀 부르는 소리가 노래이다. 노래는 누구나 부른다. 방송에 흐르는 대중노래를 따라서 부르기도 하지만, 신나는 마음이면 절로 노래가 나와 흥얼거리기 마련이다. 노래란 이렇다. 저절로 흘러나오는 신나는 가락에 소리를 얹고 말을 얹어서 노래이니, 다른 눈치를 볼 일이 없이 스스로 노래를 부르거나 지으면 된다. 가락을 스스로 짓기 어렵다 싶으면, 저마다 마음에 드는 노래를 골라서 노랫말을 바꾸어 보면 된다. 그저 스스로 풀어내면 된다.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내 목소리에 담아서 노래로 부를 줄 알면 된다. 그리고 이 노래를 새삼스레 글로 옮기면 된다. 시는 바로 우리 곁에 있다. 글은 언제나 우리 삶에 있다. 신나게 부르고 기쁘게 나누는 마음에 노래가 흐르고 글이 태어난다. 2018.6.4.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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