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5.1.


《할망은 희망》

정신지 글, 가르스연구소, 2018.4.3.



책이름을 재미나게 지었네 싶어 문득 들여다본 《할망은 희망》. 할머니 이야기치고 재미없는 책은 없다고 여겨 가만히 집어들었다. 글쓴이는 제주에서 나고 자랐단다. 일본에서 열두 해를 지내며 배움길을 걸었다지. 이러고서 제주로 돌아와 ‘제주말로 제주 할망’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들려주면서 이를 찬찬히 갈무리했다지. 나는 가끔 “저는 인천말을 할 줄 압니다. 그리고 인천말을 가려낼 수 있습니다. 부천이나 부평이나 주안 쪽 사람들이 하는 말하고, 수원에 사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가릴 수 있습니다.” 하고 말하는데, 이런 말을 하면 둘레에서는 으레 시큰둥해 한다. 그들이 보기에 인천이나 부천이나 부평이나 주안이나 수원이나 거기서 거기인 똑같은 말이란다. 그렇지만 참말 다른걸. 고흥말하고 벌교말하고 보성말이 다르고, 읍내하고 면소재지 말이 다르며, 마을마다 말이 다른데. 아무튼 《할망은 희망》을 쓴 분은 제주말을 자랑스러워 한다. 책을 읽는 내내 자랑이며 보람이며 기쁨을 물씬 느낀다. 글쓴이는 자기소개를 할 적에 ‘제주말을 할 줄 안다’고 당차게 적는단다. 아무렴, 맞다. 우리는 누구나 ‘이중 한국말’을 쓴다고 할 수 있다. 글쓴이가 앞으로 “하르방은 꽃방”을 곱다시 선보일 수 있기를 기다린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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