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 쟁탈의 한국사 - 한민족의 역사를 움직인 여섯 가지 쟁점들
김종성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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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역사의 흐름이 바뀌는 사실은 그동안 우리가 익히 알고 있지만

이 책은 우리 역사를 바로 패권 쟁탈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선이 가득 담겨 있다.

한민족의 역사를 움직인 여섯 가지 쟁점들을 알기 쉽게 정리한 이 책에선 세계사에 등장한

가장 인상적인 무역로인 초원길, 비단길, 바닷길을 누가 장악했느냐에 따라 인류의 운명과

한민족의 흥망성쇠가 좌우되었다고 보고 있다, 인간과 물건과 정보를 이동시키는 세계 최대 루트인 이 세 가지 길은 초원길에서 비단길, 바닷길의 순서로 출현했는데 초원길 시대라고 할 수 있는

고조선 시대에는 오히려 중국보다 앞서 있었다고 얘기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만리장성도 흉노족만

방어하기 위해서가 아닌 고조선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하니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조선이 세 개의 도읍을 갖춘 3경제로 세 왕은 진한, 변한, 마한이라고 불렀다고 하니

우리가 흔히 알던 한반도에 존재하던 삼한과는 구별해야 해서 신채호 선생은 '조선상고사'에서

고조선 연맹의 형태로 먼저 출현한 것을 북 삼한, 한반도에서 출현한 것을 남 삼한이라 불렀다.

이렇게 이 책에선 기존에 우리가 국사교과서를 통해 알고 있던 한국사와는 사뭇 다른 내용들을 알려준다.

대표적인 고대사 사서인 '삼국사기'가 김부식의 신라 중심의 유교적, 사대주의 사관에 의해 왜곡된

탓으로 보고 있는데, 삼국사기에는 신라의 건국 연도가 삼국 중에서 가장 빠르고 고구려는 신라보다

늦은 기원전 37년에 수립되었다고 되어 있지만 광개토태왕릉비 등을 근거로 기원전 232년으로 본다.

그리고 백제 건국 시조도 온조가 아닌 그의 어머니인 소서노로 보고, 고조선이 단군조선 - 기자조선

- 위만조선으로 계승되었다는 기존의 견해와는 달리 기자조선은 고조선의 일부에 불과했고,

단군조선이 기자조선과 위만조선으로 이어졌다는 건 왕조 국가의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고조선 전부가 한나라에 멸망한 것이 아닌 고조선의 일부인 변한이 멸망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한국사를 완전히 다시 쓰게 만들었다.

중국이 통일을 이뤘는지 분열되었는지에 따라 한반도 국가들은 상당한 영향을 받았는데

중국이 약해진 틈을 타서 만주를 비롯한 고조선이나 고구려의 고토를 회복할 기회들이 없지

않았음에도 기회를 놓친 발해 등의 사례를 보면 어떤 전략을 갖고 기회를 잘 이용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줬다. 이 책에서는 역사 공동체를 움직이는 힘과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국사를 고찰하는데 기후변화나 무역로 등 기존에 접하지 못한 신선한 관점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

알고 보니 이 책의 저자는 전에 읽었던 '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책의 저자였는데 역시나 기존에 알고 있던 우리의 역사와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서 새로운 역사적

사실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솔직히 뭐가 맞는 얘기인지 혼란스럽기는 한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처럼 천편일률적인 역사를 주입식으로 배우는 것보다는 이렇게 다양한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게 좀 더 역사를 제대로 배우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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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읽는 남자
안토니오 가리도 지음, 송병선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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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법의학의 선구자이자 아버지라고 알려진 중국 남송시대의 학자 송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소설은 뜻밖에도 중국 작가가 아닌 스페인 작가인 안토니오 가리오가 쓴 작품이다.

전에 읽었던 명판관 디 공이 맹활약하는 '쇠못 살인자''황금 살인자' 등을 통해 중국을 배경으로

한 흥미로운 작품들을 선보였던 로베르트 반 훌릭도 네덜란드 출신이라 정말 신기하고 대단했는데

이 작품 역시 역사상 실존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박진감 넘치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송자는 아버지를 따라 고향을 떠나 린안에 있을 당시 펭판관에게서 수사의 기초와 해부학의 기초

지식을 습득하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다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희망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삶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자신을 구박하던 형이 펭판관의 기지에 의해 살인을 저지른 범인임이

드러나자 형을 빼내기 위해 돈을 마련하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산사태로 부모마저 잃고 만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병든 여동생과 함께 난국을 이겨나가려 하지만 오히려 이런 힘든 상황을 이용해

갈취하려는 무리들만 득실거린다. 간신히 여동생과 함께 도망자 신세가 되지만 송자의 앞날에는

파란만장한 삶이 기다리고 있는데...

 

송자가 겪는 산전수전을 보면 참 딱하기 그지 없었는데 한편으로는 답답한 부분도 적지 않았다.

여러 사연들이 펼쳐지는데 귀뚜라미 경주로 사기를 치는 점쟁이와 만나면서 자신의 진가인 검시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하나뿐인 여동생마저 잃고 나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밍교수의 도움을 받아

학원에 들어가게 된 후 송자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보여주게 된다.

하지만 자신을 괴롭히던 룸메이트 회유에게 속아 또다시 곤경에 빠지게 되지만 황궁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수사에 참여하게 되면서 다시 한 번 인생역전의 기회를 얻게 된다.

여기서부터 송자는 이 책 제목처럼 시체 읽는 남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게 되는데

황궁에서 벌어지는 사건답게 얽히고 설킨 복잡한 관계 속에 엄청난 음모가 숨겨져 있었다.

송자는 자신이 존경하던 펭판관과 재회를 해서 기쁜 것도 잠시 악연인 회유와 부딪히게 되고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위기에 처하는 등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할 살얼음판 위를 걷게 된다.

결국 송자가 미궁에 빠졌던 사건을 간신히 해결해내는데 목숨을 건 힘겨운 과정이 정말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서양인이 중국 역사속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을 이렇게 치밀하게 재현해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인데, 인류 역사상 처음이자 가장 중요한 법의학 서적인 '세원집록'의 저자인 송자라는

인물에 얽힌 생동감 넘치는 얘기를 창조해낸 저자의 역량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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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중력가속도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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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훈의 소설은 '2010 제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실려 있던 '안녕, 인공존재'로 첫만남을 가졌고

'타워', '맛집 폭격'을 읽어봤는데 기존에 접했던 한국 소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다.

기발한 상상력과 독특한 설정으로 무장한 작품들이어서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 것 같지만

무엇보다 신선한 발상들이 잘 버무려져 소설을 읽는 재미를 제대로 맛볼 수 있었다.

이 책은 배명훈 작가가 그동안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했던 단편 10편을 모아놓았는데

작가 특유의 매력이 잘 담겨 있는 작품들로 가득했다. 제목만 봐도 보통의 소설들과는 달라

범상치 않는데 이 책의 제목으로 쓰인 '예술과 중력가속도'를 비롯해 '유물위성', '스마트 D' 등 

과학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품들이 많았다. 로봇 3원칙을 연상시키는 '스마트 D 3원칙'이라는

특이한 원칙을 내세운 '스마트 D'에서 '스마트 D' 3원칙은 첫 번째 D는 인간의 소유이고, 두 번째 D는 

스마트 D사의 보호를 받으며, 스마트 D사는 D 문자가 포함된 단어만 보호할 수 있다는 이상한 원칙

이었는데 이런 설정으로도 흥미진진한 얘기를 만들어내는 게 바로 배명훈 작가의 능력이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예언자의 거울'이었는데 핵전쟁으로 멸망한 세상의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여러 나라들이 핵을 보유하고 있고 서로 핵을 사용하면 같이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핵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아이러니한 핵 억지력이 현재는 그럭저럭 유지되고 있는 상태이지만

북한의 김정은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간이 핵을 가지게 되면 정말 언제 미친 척 핵을 사용할지

모르고 그러면 자동으로 보복공격이 이뤄져 연쇄 핵무기 사용으로 지구가 멸망할 수 있는 상황을

작품에 잘 담아냈다. 보복공격으로 핵무기를 사용한 핵잠수함이 깊은 바다 속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상황과 범고래들의 공격을 받는 흰수염고래를 구하기 위해 출동하는 혹등고래들의

상황을 묘하게 교차시키면서 진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었다. '예비군 로봇'이란 작품도 기발한

아이디어가 잘 사용되었는데, 갑자기 백수가 되어 가지고 있던 건설기계 조종사 면허를 활용하기

위해 중장비를 구입해 화성개발 하청회사 일을 하다가 느닷없이 중장비가 예비군훈련에 동원되는

바람에 졸지에 예비군 훈련에 가야했던 은경이 나토연합군이 기계연합군을 무찌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전쟁영웅이 되는 황당한 얘기가 펼쳐지지만 왠지 모르게 빠져들고 말았다.

이 책에 실려 있는 10편의 작품 중 어느 하나 평범한 작품이 없다고 할 수 있었는데 모두 SF적이면서도

그 속에 다양한 얘기들을 녹아내어 역시 세상을 보는 남다른 눈을 가진 작가의 재능을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조금씩 다양한 장르의 토종작가의 소설들을 만나볼 수 있지만 여전히 장르소설의

불모지에 가까운 한국소설계에서 배명훈이란 브랜드는 역시 다른 작가와의 차별화되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음을 잘 보여준 단편집이었다. 다음에는 과연 어떤 흥미로운 얘기를 가지고 나타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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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할 책들이 너무 많이 몰리다 보니 숙제하기에 급급한 한 달이었다.

그래서 좋아하는 미스터리를 거의 읽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고 말았는데

실적도 생각보다 부진해 11권을 겨우 채웠다. 역시 욕심을 부리면 탈이 나는 법.

2016년의 마지막 달에는 그동안 아껴두었던 책들을 꺼내 읽어야겠다.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과학도 풀지 못한 인류 문명의 비밀- 세계 미스터리 속 고고학 상식
왕옌밍.짜오용펑 지음, 김수현 옮김 / 파라주니어(=파라북스) / 2009년 2월
4,500원 → 4,050원(10%할인) / 마일리지 2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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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류 문명 속 미스터리한 얘기들을 망라한 책
위대한 탐정 소설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 지음, 송기철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9월
3,800원 → 3,420원(10%할인) / 마일리지 1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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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반다인의 소개하는 위대한 탐정소설
GO! 독학 일본어 첫걸음- 왕초보부터 JLPT까지 한 달 완성
시원스쿨 일본어연구소 지음, 곽은심 감수 / 시원스쿨닷컴 / 2016년 10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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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일본어 초보자에게 적절한 구성의 교재
프로이트의 의자-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이야기
정도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11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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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에 기초해 잘 몰랐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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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 '맨 인 더 다크'까지 총 5편으로 다시 저조한 페이스로 돌아갔다.

아무래도 서평할 책들이 쌓여 있어서 책을 보는 시간에 좀 더 할애를 하다 보니 영화를 볼 여유가 없었다.

올해의 마지막 달에는 일찍 찾아온 추위를 녹여줄 따뜻한 영화와 만나고 싶다.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마이펫의 이중생활
크리스 리노드 감독, 루이스 C.K. 외 목소리 / 유니버설픽쳐스 / 2016년 12월
11,000원 → 6,600원(40%할인) / 마일리지 7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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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반려동물에게도 사생활이 있다.ㅎ
[3D 블루레이] 수어사이드 스쿼드 - 오링케이스 한정판 콤보팩 (3disc: 2D+3D)- 2D(극장판&확장판) + 3D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 자레드 레토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6년 12월
39,600원 → 39,600원(0%할인) / 마일리지 400원(1%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2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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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들을 모아 만든 지구 특공대
제이슨 본
폴 그린그래스 감독, 맷 데이먼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6년 11월
22,000원 → 22,000원(0%할인) / 마일리지 22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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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이슨 본의 출생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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